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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요리의 세계, 분자요리

9월 23 업데이트됨


Movie ‘Burnt’

2015년 11월, John Wells감독의 영화 Burnt가 개봉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최강 셰프 군단의 키친 전쟁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더 셰프’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였었는데, 저는 이 영화를 꽤 재밌게 보았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아담 존슨은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의 셰프였지만, 그는 항상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증세에 시달리며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되고 슬럼프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곧 미슐랭 3스타에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각 분야 최고의 셰프들을 모아 도전한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만 흘러간다면 영화가 아니겠죠. 아담과 셰프들은 많은 의견충돌을 일으키고, 경쟁심 또한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갑니다. 그 중 하나는 전통적인 요리법을 추구하는 아담이 동료들이 선보이는 ‘수비드’기법을 보고 ‘이건 진정한 요리가 아니다’라며 반발하는 장면이 나오죠. ‘수비드’기법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진정한 요리가 아니라고 할까요?


수비드 기법이란?
sous-vide방식으로 조리되는 고기

수비드(sous-vide)기법은 밀폐된 비닐 봉지에 담긴 음식물을 정확히 계산된 온도의 물로 오랜 시간 동안 가열하는 조리법입니다. 프랑스의 요리사 브뤼노 구소(Bruno Goussault)가 1971년 요리법을 정립한 상당히 오래된 조리법인 수비드는 위생비닐 속에 조리하고자 하는 재료와 시즈닝을 채워넣은 뒤 완전히 밀폐하고, 정확한 물의 온도를 유지한 채 길게는 72시간까지 음식물을 데우는 것입니다. 대체로 재료가 익기 시작하는 온도를 유지하는데, 이는 대부분 100도 미만의 온도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요리된 음식은 재료의 맛과 향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촉감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많은 요리사들이 현재 연구하고, 실제로 조리하는 방법입니다.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육류를 요리할 때 신경써야 하는 것은 단백질의 상태인데, 단백질은 익을수록 점점 단단해지고 질겨지기 때문입니다. 미오신의 경우 50도에서 변성이 시작되고, 콜라겐은 40도, 엑틴은 66도에서 변성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중 미오신과 콜라겐은 변성이 되면 부드러운 젤라틴이 되어 식감을 좋게 해주지만, 엑틴은 변성되면 수축하여 질겨지기 때문에 변성이 되지 않아야 식감이 부드럽게 유지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육류의 특성에 따라 적당한 온도, 시간 등을 계산해 조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Pork Belly의 경우 5cm의 두께일 때 75도의 온도로 24시간에서 72시간까지 조리하면 되고, Pork Tenderloin(안심)의 경우는 4cm의 두께를 기준으로 56.5도의 온도로 90분에서 8시간까지 조리하면 됩니다. 물론 자칫 잘못하면 식중독균이 증식할 수 있기에 조심히 조리해야 합니다.


분자요리란 뭘까?

수비드 기법과 같이 과학과 요리를 융합하려는 움직임이 십 수 년 전부터 등장하고 있는데, 이를 ‘분자 미식학’ 혹은 ‘분자 요리학’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molecular gastronomy라고 부르는 이 분야는 음식의 질감과 조직, 요리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맛과 질감을 개발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합니다.

Spherification

수비드 기법 외에도 여러 분자 미식학의 조리 방법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액체를 구체화시키는 것인데, 원리는 간단합니다. Spherification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알긴산염(sodium alginate)과 칼슘이 반응해서 굳어지는 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알긴산염과 액체를 섞어 주사기 혹은 스푼에 놓고, 이것을 젖산칼슘이나 염화칼슘에 떨어뜨리면 동그란 모양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 밖에도 유화제(emulsifier)나 교질화제(gelling agent), 이산화질소(nitrous oxide)등이 들어있는 고압의 용기에 재료를 넣고 거품을 만들어 요리하는 거품추출법이나,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과일 등의 수분이 있는 재료에 이산화탄소를 넣는 탄산화 기법, 음식물을 가열해 재료에 들어있는 당분을 산화 시키는 요리법인 caramelized 등이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만든 대표적인 분자요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계란을 이용해 만든 대표적인, 그리고 오래된 요리들이 몇 종류 있는데, Gibbs, Vauquelin, Baum이라 불리는 음식들이 그것입니다. 첫째로, Gibbs는 물리학자 Josiah Gibbs의 이름을 따 만든 음식으로, 계란흰자와 오일을 섞어 유화시킨 뒤 오븐에 조리하게 되면 흰자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응고되고, 그 내부에는 오일과 계란흰자가 갇히게 되는 푸딩 비슷한 모양의 음식입니다.

Vauquelin

Vauquelin은 계란흰자와 물을 섞을 뒤 거품을 내고, 오븐에 조리해서 만든 음식으로 Gibbs와 과정은 비슷하지만 그 모양과 색은 굉장히 다르다고 합니다. Baum은 조리 방법이 상당히 특이한데, 계란을 껍질째 알코올에 한 달 정도 담가 두면 에탄올 성분이 껍질 속으로 스며들며 계란을 응고시키게 되는데, 이 응고된 계란을 Baum이라고 합니다.


어떤 기계들로 만들까?

지금까지 분자 요리를 만드는 다양한 기법들을 보았는데요, 이러한 기법들을 실현시키려면 그에 맞는 특이한 조리기구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프라이팬이나 토스트기로는 정확한 온도로 72시간 가열하기 등과 같은 작업을 할 수 없으니까요. 수비드 기법을 위해 사용되는 장비는 Clifton Food Range라는 것인데, 중탕을 만들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조리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Pacojet이라는 장비는 아이스크림 혹은 셔벗을 만들 때 사용하는데, 만들고자 하는 재료를 원하는 크기로 자른 뒤, 필요할 때마다 바로바로 꺼내서 원하는 셔벗이나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장비입니다. 또한 진공 상태에서의 조리를 가능하게 해 주는 장비도 있는데, Gastrovac이 그것입니다. 이 장비를 이용하게 되면 진공 조리가 가능하고, 이는 조리 시간 단축, 재료의 질감, 색, 영양 요소 보존 등의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도전! 분자요리!

지금까지 분자요리의 전반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분자 요리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나요? 요즈음은 여러 대중 매체에서 셰프들이 분자 요리 기법을 보여주기도 하고, 관련 서적들 또한 시중에 많이 출판되어 있습니다. 물론 비싼 장비와 재료들이 필요한 요리도 있겠지만, 반대로 값싼 재료와 흔히 볼 수 있는 장비들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요리들도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자료>

[1] 위키피디아 – 분자 미식학

https://ko.wikipedia.org/wiki/%EB%B6%84%EC%9E%90_%EB%AF%B8%EC%8B%9D%ED%95%99

[2] 위키피디아 – Burnt (film)

https://en.wikipedia.org/wiki/Burnt_(film)

[3] 위키피디아 – Molecular gastronomy

https://en.wikipedia.org/wiki/Molecular_gastronomy

[4] Food for tomorrow? How the scientific discipline of molecular gastronomy could change the way we eat - Hervé This


<이미지>

[1] https://www.cineman.ch/en/movie/2016/AdamJones/

[2] https://culinaryreviewer.com/is-sous-vide-cooking-safe/

[3] http://msk-ingredients.com/virtual-kitchen/spherification-great-results-from-our-easy-to-follow-recipe.html

[4] https://blog.khymos.org/2007/02/04/egg-white-foam-microwave-vauquelin/

[5] https://www.cheftools.co.uk/products/item/gastrovac


Biology 학생기자 서명진

201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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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미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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