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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학, 그래프로 이루어진 우주

셀률러 오토마타는 단순한 규칙 몇 개로 주변의 셀들을 업데이트하는 시뮬레이션이다. 규칙 자체는 매우 단순하지만, 시뮬레이션이 보여주는 기하학적 구조는 아주 복잡하며, 마치 또다른 하나의 우주를 보는 것 같다. 울프람 알파와 매스매티카의 설립자 스테판 울프람은 이러한 Computational Universe를 접한 후, 새로운 과학을 떠올렸다.


새로운 과학?

지금까지의 과학은 모두 귀납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실험을 진행하고,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과학이 수 세기 동안 해오던 방법이다. 울프람이 하려는 과학은 조금 다르다. 단순한 규칙들을 가지는 Computational Universe들 중에서 우리 우주와 유사한 우주를 탐색하는, 어찌 보면 연역적 방법을 통해 물리를 연구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단순한 규칙으로 작동하는 Computational Universe이라는 가정은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것이지만, 울프람과 그의 팀은 연구를 거듭하며 가히 놀라운 것들을 발견했다.

울프람이 발견한 Computational Universe는 마법에 가깝다. 코드 몇 줄짜리 단순한 규칙으로 작동하는 오토마타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론을 만족하는 공간과 시간, 에너지, 운동량, 양자역학이 스스로 창발한다. 여태껏 연속적인 수식을 기반으로 한 물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가장 기본적인 물리량을 새로 발견하는 과정은 연구를 진행한 울프람 본인마저 매료시켰다.

울프람이 설계한 오토마타는 랜덤한 순서로 규칙에 따라 업데이트 되는 그래프로 이루어져있다. 그림과 같이 단순한 그래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복잡해지며, 일종의 구조물을 형성한다. 아래 그림과 같이 각 점에서 인접한 점의 개수를 차례대로 이어 나가다 보면 차원의 성질을 통해 그래프의 차원을 정의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점과 점 사이의 최단거리를 “다른 점에 도달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연결점의 최소횟수”으로 정의하면, 이 성질을 통해 그래프의 곡률까지 정의 가능하다.




그렇다면 시간은 무엇일까? 울프람이 그래프 오토마타를 통해 정의한 시간은 단순히 iteration이다. 하지만 이렇게 정의한다면 물리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은 이에 관해 반문할 수 있다. 시간이 iteration이고, 공간이 그래프의 형태라면 상대론에서 말하는 공간과 시간 사이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해결하냐는 것이다. 그 해결방법은 바로 Causual Graph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울프람이 제안한 알고리즘은 랜덤한 순서로 시행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그래프 간의 일종의 “테크트리”를 그릴 수 있으며, 이를 Causual Graph이라고 한다.



이 Causual Graph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상대론에서 말하는 시간과 공간 사이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다. Causual Graph에서의 관찰자의 경로에 따라 “변화“와 ”시간” 사이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빛의 속도를 정의할 수 있을뿐더러, 인과성의 원리 때문에 관찰자의 속도가 빛의 속도, 그림에서 45도의 각도보다 더 가파를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Causual Graph을 통해서 에너지와 운동량을 정의할 수 있다. 이 Causual Graph에서도 Spacelike Surface와 Timelike Surface를 정의할 수 있는데, 이 선들을 지나는 연결선들의 개수는 각각 질량과 운동량이라 정의할 수 있다. 과연 이렇게 정의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로 방향의 Timelike Surface와 연결점의 교점은 상태의 변화, 즉 운동량을 의미한다. 또, 가로 방향의 Spacelike Surface와 연결점의 교점의 개수는 시간에 따른 움직임에 저항하는 값, 에너지에 대응된다.


여기에서 정의할 수 있는 에너지와 운동량 시간, 거리와 마찬가지로 관찰자의 속도에 따라 Spacelike Surface와 Timelike Surface가 변화하기 때문에, 상대론적 에너지와 운동량과 동일한 관계에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에너지와 운동량이 그저 숫자와 벡터로만 정의된 가상의 개념이 아니라, 실체를 가진 개념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상대론의 개념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앞서 말했듯이 공간의 곡률은 연결점의 개수 변화를 통해 알아낼 수 있는데, 정확한 묘사는 아니지만 Causual Graph의 연결선의 개수가 실제 그래프의 연결선의 개수에도 영향을 끼쳐 공간의 변형을 만들어낸다. Causual Graph가 그래프 모양 변화의 진행 구조를 나타내는 만큼, 그래프 구조 자체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 깊은 연관성이 있다. 더 나아가서, 양자역학을 설명할 때 숨은 변수가 없다는 내용이 핵심적인 내용들 중 하나인데, 이 이론에서 말하는 Causual Graph가 일종의 다중 세계 해석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관측을 했을 때의 파동함수 변화 또한 Causual Graph에서 관찰자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고 스테판 울프람은 설명한다.


이 글에서는 정성적인 설명만을 담고 있어 더욱 자세하고 엄밀한 이해가 힘들수도 있지만, 현재에도 시뮬레이션과 이론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 현존하는 이론들의 엄밀한 수학적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무려 백 년 전에 만들어진 아인슈타인의 상대론부터 양자역학까지 전부 설명 가능하며, 그래프를 바탕으로 한 기본 입자들과 우주론까지,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심지어는 경로적분의 개념이 이 오토마타에서 문제 없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울프람은 전직 이론물리학자답게 Wolfram Physics Project를 런칭하여 매주 원격으로 세미나를 개최하여 이 이론에 관한 검증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 우주가 될 수 있는 오토마타들의 후보들을 뽑아 이론이 옳음을 보이기 위해 수행할 수 있는 실험을 제안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Computational Irreducibility, 새로운 불확정성 원리

Computational Irreducibility란 이런 복잡한 오토마타에서의 정확한 진행 과정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계산을 수행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어느 우주의 존재가 자신이 속한 오토마타 안에서 자신의 미래를 정확히 계산할 수 없다는 말과 동일하다. 만약 우주가 그저 거대한 오토마타라는 것이 검증된다면, 마치 불확정성 원리와 비슷하게, 이는 기술적 한계가 아닌 우주의 본질적 한계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가 우주의 원리를 밝혀낼 수는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관한 효과적인 예측을 하는 것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곧 과학의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


양자역학이 과학계의 결정론적인 관점을 흔들어놓았다면, 오토마타로 이루어진 우주 또한 과학자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다름없는 사실이다. 우주의 진리를 해결하고자 하는 Wolfram Physics Project는 느리지만 큰 걸음으로 흥미로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명경민 학생기자│Physics│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writings.stephenwolfram.com/2020/04/finally-we-may-have-a-path-to-the-fundamental-theory-of-physics-and-its-beautiful/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ritings.stephenwolfram.com/2020/04/finally-we-may-have-a-path-to-the-fundamental-theory-of-physics-and-its-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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