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진행형인 코로나바이러스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한국에서만큼은 통제가 되고 있습니다. 식료품 사재기, 절대적인 마스크의 부족, 텅텅 빈 시내가 한국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죠. 이러한 상황에 역학조사, 빠르고 정확한 검진과 더불어 마스크의 빠른 공급은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급되는 마스크에는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재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면 필터의 효과가 떨어지고, 그 내부에 세균이 번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필터만 빨아서 다시 사용할 수는 없을까요?
마스크, 너가 궁금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얇은 마스크의 경우, 하나의 필터가 공기를 한 번만 걸러주는 형식으로, 공정 과정이 단순하기에 많이 보급되어있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제품 포장에 ‘KF’ 수치가 표기된 마스크는 보통 보건용 마스크로 분류되는 마스크로, KF(Korea Filter)는 마스크가 가진 입자차단 정도를 나타냅니다. KF 뒤에 나오는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에 대한 차단 효과가 더 크고, 일반 필터로 한 번, 정전기 필터로 한 번, 공기를 총 두 번 걸러주는 형식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KF가 붙은 보건용 마스크의 경우 정전기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걸러냅니다. 정전기를 띄는 섬유를 겹쳐서 공기가 통과할 때 미세먼지를 흡착해서 걸러내는 원리인데, 이 섬유를 세탁하게 되면 정전기 필터는 물론, 거름 필터까지 손상되어 마스크의 효과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또, 입김 등에 의해 습기가 찬 마스크는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기에 현재 공급되는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마스크 중 일부는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하지만, 아직은 말 그대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정도로, 마스크를 재사용하였을 때 처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스크, 빨아서 쓰면 되잖아?
마스크의 근본적인 문제인 필터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 때문에 성능의 저하 없이 재사용이 가능한 필터를 만드는 것은 많은 연구자의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개발만 하게 된다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마스크를 살 이유 없이 하나의 섬유를 계속 빨아서 쓰기에 경제적, 환경적으로 굉장한 이득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필터로서의 성능이 좋더라도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사용된다면 필터로서의 사용할 수 없었기에 개발이 굉장히 어려운 것 중 하나입니다.
기존 방식의 공기필터는 고분자 소재를 멜트블로운(Melt-blown) 형태로 방사하여 고전압에 노출시켜 완성됩니다. 이를 통해 섬유 표면에 정전기를 생성하는데, 수분이 닿을 경우 정전기가 사라져 필터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1회용 보건마스크의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김일두 교수, 나노 필터를 만들다.

카이스트 김일두 교수와 연구진은 올해 초 세탁해서 사용할 수 있는 나노섬유 기반의 마스크 개발에 성공했는데, 세탁 이후에도 우수한 필터 효율을 잘 유지하는 나노섬유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직경 100~500nm 크기를 갖는 ‘나노섬유 (nano fiber)’를 직교하게 정렬시키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탁 후에도 우수한 필터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나노섬유를 개발한 것입니다.
나노섬유는 지름이 수십~수백 나노미터에 불과한 아주 얇은 실로, 이를 활용할 경우 필터에 사용되는 섬유를 현재보다 약 100분의 1 정도로 가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소재를 기반으로 만든 필터가 제 기능을 발휘할 경우 마스크 대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김일두 교수와 연구팀이 개발한 절연블럭 전기방사법은 나노섬유의 배향성을 제어하여 나노섬유를 직교 형태로 제조할 수 있는 공정입니다. 이러한 직교 형태의 나노섬유는 공기필터의 압력강하를 최소화하고 여과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공정을 통해 만든 나노섬유 필터의 경우 에탄올 세척 20회 반복 이후에도 초기 여과 효율을 94% 이상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손빨래 20회 이후에도 나노섬유의 구조 변화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약 4000회의 반복적인 굽힘 테스트 이후에도 그 성능이 유지되어 내구성 또한 훌륭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나노섬유의 경우 제조 공정에서 유기용매를 사용하기 때문에 독성을 가지는 물질이 포함되어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만에 하나 나노섬유가 신체 내부에 들어갔을 경우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지 아직 연구된 바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확실한 대책이 요구되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을 상용화하기 위해선 물품에 대한 국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나노섬유의 경우 지금까지 의약품의 목적으로 사용된 적이 없었기에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자료
[1] https://www.sciencetimes.co.kr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sciencetimes.co.kr
[2] http://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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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동혁
발행호│2020년 여름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