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reaction)은 어떤 물질 또는 상태가 화학적 변화를 겪어 다른 물질 또는 상태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자전거의 프레임에 녹이 스는 것, 가스레인지에서 도시가스의 연소가 일어나는 것, 세탁할 때 얼룩이 산화되는 것 등등 우리는 생활 속에서 수 많은 반응들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반응 어디에서 출발해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실제로 반응은 대부분 어떤 특정한 상태로 나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응의 자발성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 함수 엔트로피(entropy)를 생각해보자. 열역학 제 2법칙의 클라우지우스 부등식(Clausius inequality)에 의하면 비가역적인 반응의 우주(universe)의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따라서 실생활의 어떤 비가역적인 반응이(현실에서 가역적 조건을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자발적이라면, 그 역 반응의 전체 엔트로피의 변화는 음수가 되어 비 자발적이므로 현실에서의 반응은 항상 완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두 상태를 반복하여 이동하는 반응도 존재한다. 이 반응들은 진동 반응 이라고 불리며, 1921년 W. C. Bray가 과산화수소 (H2O2) 와 아이오딘산 (IO3-) 사이의 반응에 진동 관계가 있음을 최초로 발견하였다. 그러나 이 반응은 실험적 조건이 매우 복잡하고 성공률이 낮아 주목을 받지 못했다. 1958년엔 구 소련에서 Belousov-Zhavotinsky 반응을 발견하였지만 그 당시에는 진동하는 반응에 대한 관심이 적어 역시 주목받지 못하였다. 이후 197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던 두 사람이 기존의 Belousov-Zhavotinsky 반응에서 브롬 산(BrO3-)을 아이오딘산(IO3-)로 대체하고 과산화수소(H2O2)를 첨가하여 브릭스-라우셔 반응(Briggs-Lausher reation) 반응을 발견하였다. 이 반응은 Bray의 반응보다 실험적으로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색의 변화를 보여주어 비 평형 열역학(non-equilibrium thermodynamics)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이 반응의 초기 조건은 다음과 같다. 과산화수소, 아이오딘산, 2가 망가니즈(Mn2+), 반응성이 낮은 황산 (H2SO4)또는 과염소산(HClO4), 활성 수소 원자를 포함하는 유기물(말론 산(CH2(COOH)2)이 주로 쓰임)을 준비하여 섞고, 아이오딘 산의 지시약으로서 녹말도 준비한다.
반응 메커니즘은 두 단계로 구분된다. 첫째는 비-라디칼(non-radical) 과정으로, 아이오딘 이온의 중간 생성 단계를 포함하고, 말론산에 의한 자유 아이오딘산의 느린 ‘소비’과정이다. 둘째는 라디칼(radical) 과정으로, 활성 산소 중합 체와 촉매 조건 하에서 과산화 수소와 아이오딘 산을 아이오딘과 산소로 변환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일정 속도에 다다를 때까지 빠르게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라디칼 과정은 아이오딘 산의 농도가 낮을 때만 유효하므로, 다음과 같은 순환이 일어난다. 처음에는 아이오딘의 농도가 낮고 라디칼 과정이 아이오딘을 점차적으로 생성한다. 한편, 비-라디칼 과정은 아이오딘을 아이오딘 이온 중합 체로 서서히 변환한다. 어느 시점에서 비-라디칼 과정은 라디칼 과정보다 더 빠르게 일어나게 되고, 라디칼 과정은 아이오딘의 생성을 줄이게 되지만, 이는 여전히 비-라디칼 과정에 의해 소비되고 있다. 결국 아이오딘의 농도는 라디칼 과정을 다시 시작할 만큼 충분히 낮아지게 되고, 원래의 반응물이 유지되는 한 순환이 반복될 수 있게 된다. 이를 화학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IO3- + 2H2O2 + CH2(COOH)2 + H+ → ICH(COOH)2 + 2O2 + 3H2O
반응 과정에서 드러나는 색상의 변화는 메커니즘과 일치한다. 라디칼 과정이 일어나고 있을 때는 아이오딘의 노란색의 분율이 증가하다가, 라디칼 과정이 멈추면 일시적으로 녹말과 반응하여 푸른색이 드러난다. 그러나 비-라디칼 과정이 작용하여 푸른색이 점점 사라진다. 이 과정은 라디칼 과정이 다시 작용하게 되면 반복된다.
<Briggs와 Lausher가 기록한 반응의 그래프>

반응이 끝난 후 남는 아이오딘, 과산화수소는 강한 산화제이고, 망가니즈는 신경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황산(thiosulfate)과 탄산(carbonate)를 사용하여 산화제를 제거하고 망가니즈 이온을 이산화 망간 형태로 만들어 처리하여야 한다.
이 반응을 식품의 산화 방지제 분석에 활용하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시료를 반응의 ‘진동’이 시작될 때 추가해 반응의 완결 시간을 항산화 활성에 비례하는 시간으로 해석하여 측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기존의 분석 방법과 비교하여 쉽고 빠르며 인간의 위와 비슷한 pH에서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작성자 : 김영욱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IggngxY3riU&fbclid=IwAR0bMaD8n7HJwPS7I2M1vW7uMaaVfkY80kEDYkGcX5LSn_cNpdbYYevXUTk –MIT에서 실험한 동영상
https://en.wikipedia.org/wiki/Briggs%E2%80%93Rauscher_reaction#Use_as_a_biological_assay –위키피디아 브릭스-라우셔 반응
https://en.wikipedia.org/wiki/Non-equilibrium_thermodynamics –위키피디아 비평형열역학
사진
https://en.wikipedia.org/wiki/Briggs%E2%80%93Rauscher_reaction#Use_as_a_biological_assay –위키피디아 브릭스-라우셔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