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얼음’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신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동해 바다 아래 땅속에 있다고 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오늘은 과학적으로도 연구 가치가 있고,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메테인 하이드레이트에 대해 알아보자.

수소결합
수소결합은 이름과는 다르게, 화학 결합이 아니다. 예외적인 극성 분자 간 인력이다. 극성 분자에 전기음성도가 큰 원소가 있으면, 분자 내 부분 전하를 띠게 되고 (+) 분위기의 쪽과 (-)분위기의 쪽 사이에 인력이 나타난다. X에 들어갈 수 있는 원소 중 부분 전하를 충분히 크게 만들어서 ‘예외적으로 큰’ 인력을 만드는 원소는 플루오린(전기음성도 4.0), 산소(전기음성도 3.5), 질소(전기음성도 3.0)이다.수소결합은 물이 얼 때 부피가 커지게 하고, 물의 강한 표면장력의 원인이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란
‘클라스레이트’는 물 분자 사이 수소결합으로 물 분자가 정다면체를 이루고, 정다면체 안에 어떤 분자가 들어 있는 구조를 말한다. 이때 정다면체를 이루는 분자를 ’host’, 정다면체 안에 들어 있는 분자를 ‘guest’라고 한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클라스레이트의 한 종류로, 메테인 분자가 물 분자들이 이루는 정십이면체 내부에 들어 있는 구조이다. 물 분자는 2개의 수소와 2개의 비공유 전자쌍을 가지므로, 한 분자당 최대 네 방향으로 두 개의 수소결합이 가능하다.

물 분자가 정이십면체를 이루고 있는 경우를 생각하면, 물 한 분자당 세 방향으로 1.5개의 수소결합을 하고 있다.
아래 그림의 메테인 하이드레이트 구조를 보면, 수소결합을 하지 않는 수소와 비공유 전자쌍은 모두 정이십면체 외부를 향하고 있다.

이들은 메테인 하이드레이트 구조 사이의 수소결합을 이루어, 정이십면체끼리 뭉쳐 있는 구조를 만든다.

우리가 땅속에서 캐내는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이렇게 서로 결합된 상태이다.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현재 지구의 대기에는 메테인이 ppm 단위로 매우 조금 존재한다. 그렇다면 메테인 기체는 어떻게 해서 바다 아래 땅속에 물에 갇히게 된 것일까. 그 이유를 알아보려면 원시 지구 때로 돌아가야 한다. 원시 대기에는 메테인이 풍부했다. 메테인 분자가 고압 조건에서 원시 바다에 녹아 들어가면, 바닷속 물의 수소결합 구조가 바뀌면서 무극성인 메테인을 정이십면체 모양으로 둘러싸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저온 조건이 추가된다면, 이렇게 생성된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서로 결합해서 얼음처럼 얼 수 있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풍부한 메테인, 고압, 저온 조건이 필요하다.
주목받는 미래 에너지원
노르웨이과학기술대 나노기계공학과와 샤먼대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매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고 한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그 부피의 160배에 해당하는 메테인과 같은 에너지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의 에너지 밀도는 56 MJ/kg로, 24 MJ/kg의 석탄, 46MJ/kg의 휘발유보다도 에너지 밀도가 높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어디에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가스의 이동이 쉽고 메테인이 충분히 모일 수 있는 모래층에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많이 위치한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가장 생성되기 좋은 수심은 400m로, 육지로부터 메테인이 많이 공급되고 압력도 적당히 높기 때문이다. 전 지구에 10조 톤이 있으며, 이는 석탄과 석유 매장량의 합보다도 크다. 1996년 미국 지질조사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주로 아메리카 서부 해안(알래스카 주, 캐나다, 미국, 멕시코), 흑해, 인도양 그리고 일본 근해에 위치한다. 동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메테인 하이드레이트 매장 지역으로 손꼽힌다. 매장량이 6억 톤으로 매우 크고, 질이 좋기 때문에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다면 대한민국에 30년간 천연가스를 공급할 수 있는 150조 원의 가치를 가진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하려면
품질 좋은 메테인 하이드레이트가 아무리 매장되어 있어도 기술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저온 고압 상태로 꺼내져야 하고, 바다 위에서 즉시 가공되어야 한다. 그리고 빠르게 육지로 수송되어야 한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천연가스의 2배, 셰일 석유의 17배에 해당하는 비용이 든다. 현재의 기술로는 상용화하면 이득을 보기는 힘들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새로운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
2022년 현재 대한민국은 첨단 산업이 매우 발달한 상태이다. 하지만 에너지 정책 면에서는, 재생 에너지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원자력 발전과 같은 고전적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미국의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와 연구소는 100% 신재생 에너지로 가동되고, 독일은 탈원전 정책을 시행해 원자력 발전소를 더 이상 가동하지 않는다. 요즈음 대한민국의 제품을 원하는 외국의 제조업 기업들이 대한민국의 공장도 신재생 에너지로 가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만약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을 유지한다면, 최근 들어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강력하게 실시하는 중국에 밀려 우리나라의 해외 수출량이 감소할 수 있다. 대한민국 에너지 대전환이 시급하다.

인간 문명을 풍요롭게 만들었던 석탄과 석유가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는 인류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석유는 근대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권으로 한 국가와 제국의 미래를 바꾸는 역할을 했으며,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특정 세력이 점유해 왔다.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는 매력적이고 효율적인 미래 에너지 자원이다. 우리나라가 우리 땅 독도와 우리 바다 동해의 메테인 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하는 기술을 개발해서 미래 에너지에 대한 주도권을 잡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글을 마무리한다.
고재윤 학생기자 | Physics & Earth Sci.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ko.wikipedia.org
[2] https://en.wikipedia.org
[3] https://www.dongascience.com
[4] https://blog.kepco.co.kr
[5] https://worldoceanreview.com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usgs.gov
[2] https://commons.wikipedia.org
[3] https://ps.uci.edu
[4] https://ps.uci.edu
[5] https://commons.wikipedia.org
[6] https://bbc.com
[7] https://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