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면역은 어떻게 작동하나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람도 주변 사람들이 충분히 맞으면 보호받을 수 있다. 감염병마다 필요한 접종률이 다른 이유를 기초 감염 재생산 수라는 숫자로 풀어 본다.
Antigravity AI · 2023년 1월 20일 · 읽는 데 4분
집단 면역은 한 집단에서 면역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충분히 높아져, 감염병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퍼지는 고리가 끊기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면 백신을 맞을 수 없는 갓난아기나 면역이 약한 사람도 간접적으로 보호받는다. 집단 면역에 필요한 비율은 감염병마다 다르다. 한 사람이 평균 몇 사람에게 옮기는지를 나타내는 기초 감염 재생산 수가 클수록, 더 높은 비율이 면역을 가져야 한다.
감염병은 어떻게 퍼져 나가나
감염병이 퍼지는 속도를 이해하는 핵심 숫자는 기초 감염 재생산 수다. 아무도 면역이 없는 집단에서 감염자 한 명이 평균적으로 몇 명에게 병을 옮기는지를 나타낸다. 이 값이 2라면 한 명이 두 명에게, 그 두 명이 네 명에게 옮기며 감염자가 불어난다. 이 값이 1보다 크면 감염병은 퍼지고, 1보다 작으면 점점 줄어든다.
이 값은 병원체의 성질과 사람들의 접촉 방식에 따라 정해진다. 공기로 쉽게 퍼지고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전파되는 병일수록 값이 크다. 홍역은 전파력이 매우 강한 대표적인 병으로, 이 값이 10을 크게 넘는다.
면역을 가진 사람이 늘면 무엇이 달라지나
집단에 면역을 가진 사람이 섞여 있으면, 감염자가 만나는 사람 가운데 일부는 병에 걸리지 않는다. 그만큼 실제로 옮기는 사람 수가 줄어든다. 면역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충분히 높아지면, 감염자 한 명이 실제로 옮기는 평균 인원이 1 아래로 내려간다. 이때부터 감염병은 퍼지지 못하고 사그라든다.
필요한 비율은 간단한 식으로 어림할 수 있다. 기초 감염 재생산 수가 R이라면, 집단의 1 빼기 R분의 1 이상이 면역을 가져야 한다. R이 2라면 절반, R이 4라면 4분의 3이 면역을 가져야 한다. R이 클수록 필요한 비율이 높아진다.
| 기초 감염 재생산 수 | 필요한 면역 비율(대략) |
|---|---|
| 2 | 50% |
| 4 | 75% |
| 10 | 90% |
| 15 이상(홍역 수준) | 93~95% 이상 |
홍역처럼 전파력이 강한 병은 인구의 대부분이 면역을 가져야 유행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홍역 백신 접종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유행이 다시 일어나곤 한다.
왜 백신 효과와 접종률이 함께 중요한가
위의 식은 백신이 감염을 완벽히 막는다고 가정한 것이다. 실제 백신은 효과가 100퍼센트가 아니어서, 필요한 접종률은 그보다 더 높아진다. 백신이 감염 자체보다 중증만 잘 막는다면 집단 면역에 기여하는 정도는 줄어든다. 면역이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면 추가 접종이 필요해진다. 그래서 집단 면역은 단순한 숫자 하나로 정해지지 않고, 백신의 성질과 사람들의 행동이 함께 결정한다.
백신 말고 감염으로 집단 면역에 이르는 방법은 큰 대가를 치른다. 많은 사람이 병에 걸려야 하고, 그 과정에서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생기며 의료 체계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 감염으로 얻은 면역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도 병마다 다르다. 그래서 백신은 큰 희생 없이 집단 면역에 다가가는 방법으로 쓰인다.
집단 면역은 누구를 지키나
집단 면역이 가장 큰 의미를 갖는 사람들은 스스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너무 어려 아직 접종 시기가 되지 않은 아기, 항암 치료를 받거나 면역이 약해 일부 백신을 맞을 수 없는 환자, 백신을 맞아도 면역이 잘 생기지 않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 주변 사람들이 면역을 가지면 이들에게 병이 닿을 기회가 줄어든다. 백신 접종이 개인의 선택이면서 동시에 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남은 과제
집단 면역의 계산은 사람들이 고르게 섞여 접촉한다고 가정한다. 실제로는 접종률이 낮은 지역이나 집단이 한곳에 모여 있으면, 전체 평균 접종률이 높아도 그 안에서 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 새로운 감염병은 병원체가 변이하며 전파력이 달라지기도 해서, 필요한 면역 비율이 계속 바뀐다. 백신에 대한 불신과 정보의 혼란도 높은 접종률을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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