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는 생명의 발전소입니다. 한 세포 당 300~400개씩 있으며, 우리 몸이 약 3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됐으므로 약 1경 개에 이르는 미토콘드리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놀랍게도 너비 0.2um 에 길이 2um인 이 작은 조각들은 세포의 주기 모든 단계에 관여합니다. 생물학자 닉 레인은 자신의 저서 Power, Sex, Suicide에서 이 비밀들에 대해 기술합니다. 이 글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역할들과 특히 노화와의 관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먼저, 미토콘드리아가 어떻게 세포의 동력원이 되는지 알아봅시다. 세포호흡은 유기물질의 화학 에너지를 생물이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의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세포호흡을 통해 변환된 에너지는 ATP 내 인산결합의 결합에너지 형태로 저장됩니다. (ATP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코스모스 내 다른 기사 참고!) 저자는 세포호흡 과정을 수소연료전지에 비유합니다. 수소 연료는 수소와 산소를 물로 합성해 에너지를 얻고, 이는 세포호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몸은 이 과정을 느리게 진행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세포호흡은 NADH 와 FADH2라는 물질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하고, 그 에너지로 미토콘드리아의 막 사이 공간에 양성자 농도차를 만듭니다. 양성자가 기질 안으로 들어올 때, ATP 합성 효소를 통해 ADP를 ATP로 만드는 것이죠. 그 반응을 위해서 산소가 필요한 것이고, 그에 대한 부산물로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다음,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유전에도 영향을 줍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엽록체와 같이 그 자신만의 DNA를 가지고 있다. 린 마굴리스는 이를 바탕으로 세포 공생설이라는 가설을 세웁니다. 세포 내 공생설은 이 두 세포 소기관이 과거에 독립된 생명체였다는 주장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숙주 세포와 결합해 결국 하나의 세포 소기관으로 변합니다. 이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는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다양한 사실들을 밝혔습니다.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난자를 따라 유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즉,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소량의 유전자는 모계로부터 유전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유전의 시초, 인류 유전학에서 모계를 거슬러 올라가 상정할 수 있는 현생 인류의 공통 조상을 미토콘드리아 이브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약 17만년 전 아프리카 대륙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중요한 소기관인 또 다른 이유는 세포의 죽음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세포자멸사(아폽토시스)는 다세포 생물체에 프로그램된 된 죽음입니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시토크롬c 라는 단백질이 있습니다. 이는 내막(크리스타)에 존재하며 세포자살을 유도하는 효소입니다. 세포의 바이러스 노출이 세포 자살의 가장 흔한 이유입니다. 바이러스의 독소는 미토콘드리아의 막의 투과성을 높이고, 시토크롬c는 미토콘드리아 밖으로 누출됩니다. DNA 분해 효소인 CAD는 세포의 DNA를 분해하고 자살을 유도합니다. 세포자멸사는 괴사와 달리 생명체에 해를 주지 않습니다.
미토콘드리아와 노화의 관계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대략적인 소개를 마쳤습니다. 이제, 미토콘드리아가 인체의 노화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과학자들은 대사율이 높은 동물일수록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암과 같은 질환이 쉽게 발현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에 예외인 동물들이 조류입니다. 조류는 미토콘드리아의 자유 라디칼 노출이 적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미토콘드리아가 동물의 암 발현 및 노화에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자유 라디칼은 도대체 무엇이며, 이는 노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자유 라디칼(유리기)은 스핀이 반대인 2개의 전자로 쌍을 이루지 못한 불안정한 전자를 말합니다. 즉, 짝을 짖지 않은 활성 전자로 매우 불안정하고 반응성이 커, 쉽게 소멸합니다. 라디칼이라는 단어는 이런 짝지어지지 않은 전자를 포함한 분자도 포함하는 단어입니다. 라디칼은 중성, 양이온, 음이온의 형태 모두 가능합니다. 짝지어진 전자들로 구성된 중성인 분자가 홀전자 하나를 잃으면 양이온, 얻으면 음이온의 라디칼이 되는 것입니다. 세포 내에서 영양분을 연소시키는 과정에 자유라디칼은 주변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에 변형을 가하고, 그 중 극히 일부는 세포의 핵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이 과정은 지속 되며, 유전자는 훼손되어, 그 결과 운동 능력 저하, 시력 청력 손실, 등의 건강 문제가 생깁니다.
이제 노화의 주범을 알게 된 학자들은 노화, 암을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을 미토콘드리아에서 찾고자 연구 중 입니다. 최근 Salk 연구소에서 과학자들은 항암치료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항암치료가 꼭 원하던 결과를 불러오지 못한다는 한계에 대해 조사를 했습니다. 이는 암의 복잡한 특성과 복합적인 이유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이 연구를 이끈 의과학자 Gerry Shadel은 항암치료에서 미토콘드리아의 역할을 조사했습니다.

그들의 연구는 미토콘드리아가 잘못되었을 때 암이 발병하는 것이므로, 미토콘드리아가 잘못되었을 때 주는 조기 경고 신호를 찾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연구 결과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바이러스, 약물로부터 공격 받으면, 미토콘드리아는 자신의 DNA (mtDNA)를 방출합니다. 이와 동시에 면역 시스템이 가동되며 위협에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ISG(Interferon-stimulated genes)라는 일련의 유전자가 작동합니다. ISG는 세포핵 내부의 DNA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가 되는 상황은 항암치료를 위해 투입한 약물에도 같은 반응을 보여, 암세포의 DNA도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확인을 위해 흑색종(암의 일종)이 있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ISG 수치가 높을수록 치료 약물인 독소루비신(doxyrubicin)에 대한 면역 반응이 컸습니다.
아쉽게 Salk 연구소의 연구는 더 이상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아냈습니다. 바로 ISG가 세포가 공격 받는다는 조기 경고를 줄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이 핵의 DNA를 보호하는 작용으로 인해 항암치료가 어렵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모든 연구가 그렇듯 이 연구는 학계에 새로운 사실을 알렸으며, 추가적인 연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근래에 있었던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의 연구 또한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수명 연장의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 연구는 미토콘드리아가 더 커지고 길어지며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세포의 능력이 상실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능 장애가 있는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내에 축적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습니다. 학자들은 초파리가 30이 되었을 때 Drp1 이라는 단백질에 노출시켰습니다. Drp1은 초파리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작은 조각으로 분해 시켜주었고, 이는 세포에서 제거될 수 있었습니다. 실험 결과 암컷 초파리의 평균적인 수명이 2개월에서 20% 늘어났고, 수컷 초파리 역시 12% 수명이 연장되었다. 이 초파리들은 수명이 증가한 뿐 아니라, 더 높은 에너지 수준과 지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UCLA 생물학 및 생리학 교수이자 연구의 수석 저자인 David Walker는 Drp1의 효과를 중년의 근육 조직을 다시 젊은 근육 조직으로 재생시키는 것에 비유하며 실제로 노화와 관련된 건강 저하를 시킨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들은 이어진 연구에서 또 다시 Mfn이라는 단백질을 찾아냅니다. Mfn은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내에서 응집하는 것을 막아, 장애가 있을 경우 세포 내에서 분해될 수 있도록 도웁니다. 결론적으로 이들의 연구는 미토콘드리아의 크기가 작을수록 장애 발생 시 분해를 용이하게 하여, 추가적인 질병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연구처럼 현재 미토콘드리아는 생물학 분야에서 좋은 연구주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연구가 수명 연장, 암 치료를 더불어, 장기 이식 시 부작용 감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흔히 생각하는 ATP생산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에서 중요한 역할을 갖는 것은 오직 세포의 발전소 뿐만이 아닙니다. Power, Sex, Suicide 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일생 전체에 관여하는 중요한 세포 소기관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하며 에세이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전진욱 학생기자 | Chemistry & Biology | 에세이
참고자료
[1] Nick Lane, 『Power, Sex, Suicide – Mitochondria and the Meaning of Life』
[2] https://www.salk.edu
[3] https://www.nature.com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qbi.uq.edu.au
[2] https://www.salk.edu
[3] https://www.na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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