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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모브(Mauve), 19세기를 매료시키다

2019년 3월 30일 업데이트됨


세계적인 컬러 전문 기업 팬톤(PANTONE)은 매년 12월, 다가올 한 해를 대표하는 컬러를 발표한다. 팬톤이 선정하는 올해의 컬러는 패션계는 물론, 컬러를 요구하는 모든 곳에 거대한 영향력을 갖는다. 재작년 겨울, 팬톤은 2018년의 컬러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선정하였다. 울트라 바이올렛은 2018년 한 해 동안 패션, 화장품,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독자 또한 의류와 패션소품, 화장품, 화보에서 유독 보라색이 강조되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보라색이 인류가 만들어낸 최초의 합성염료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가?

보라색은 오래전부터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색깔이었다. 인공적으로 염료를 합성할 수 없었던 시절에 인류는 모든 염료를 자연물, 이를테면 색깔 있는 열매와 꽃, 작은 곤충이나 생명체, 그리고 광물에서 얻어야만 했다. 따라서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염료의 양은 제한적이었고, 구하기 힘든 재료를 필요로 하는 염료일수록, 그 색깔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보라색은 여러 색깔 중에서도 가장 얻기 힘든 색깔이었다. 인류는 보라색을 자연에서 얻기 위해 노력했으나 오랫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인류가 발견한 것은 지중해에서 많이 자라는 바다 달팽이의 아가미선에서 분비되는 맑은 체액으로 만들어낸 ‘티리안 퍼플(Tyrian purple)’이라는 염료였다. 티리안 퍼플은 극히 소량으로만 생산되었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매우 높았다. 왕이나 귀족만이 사용할 수 있었고, ‘로얄 퍼플(royal purple)’로 불리기도 했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합성한 보라색 염료인 ‘모브’에 19세기 사람들이 열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영국의 유기화학자 윌리엄 헨리 퍼킨((Sir William Henry Perkin, 1838년 3월 12일~1907년 7월 14일)은 18세가 되던 해에 아닐린으로부터 인류 최초의 합성염료인 ‘모브(mauve)’를 합성했다. 그의 발견은 대단한 행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다. 당시 퍼킨은 말라리아 특효약인 키니네를 인공적으로 합성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우연한 발견으로 우아한 보라색을 띄는 모브를 발견하게 된다. 사이먼 가필드의 책 <모브>는 모브의 발견과 퍼킨의 화학자이자 화학공업자로서의 삶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브(사이먼 가필드)>

윌리엄 헨리 퍼킨(1838.3.12~1907.7.14)

퍼킨이 화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는 이유는 인공염료를 최초로 합성한 화학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화학공업의 시대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다르게 19세기 유럽은 순수화학과 공업을 별개의 학문으로 보았고, 화학자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사람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퍼킨은 모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만 있다면 염색 산업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큰 결정을 내렸다. 그는 유기화학자로서의 연구를 잠시 중단하고 모브를 공업적으로 대량생산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였다. 이로써 화학혁명이라고 불릴 수 있는 화학공업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모브의 대량생산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까지 보라색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모브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모브빛’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퍼킨이 만들어낸 색깔은 패션, 의학, 향수, 식품 등 모든 산업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모브의 성공에 의해 윌리엄 퍼킨은 영국 최고의 화학자로 손꼽히게 되었고, 화학공업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탄생하게 되었다.


모브의 발견이 대단하다고 평가받는 것은 단순히 만들기 어려운 희귀한 색상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을 공장에서 대량생산하여 공업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에 있다. 화학 연구는 인간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지만, 화학 연구의 결과물이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일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특히나 화학은 에너지, 반도체, 재료, 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기 때문에 화학과 공학을 결합한 화학공학은 아주 큰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화학 분야를 전공하고자 하는 친구들 중에 순수화학과 화학공학 중에 고민하고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유기화학자이자 화학공학자였던 윌리엄 퍼킨의 삶을 아ㄹ아가며, 본인이 화학의 어떠한 매력에 더 끌리는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던 케미 2019 봄호


작성자: 17-118 황승주

분야: 유기화학


참고문헌:

[1] Mauveine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auveine

[2] The History Of Science - Episode 2. What is the World Made of? (BBC)


이미지:

[1]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85488&cid=60280&categoryId=60280

[2]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4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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