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33.jpg
55.jpg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코스모스

  • 블랙 페이스 북 아이콘
  • 블랙 인스 타 그램 아이콘

뜨거운 물이 찬 물보다 빨리 언다?

최종 수정일: 2020년 11월 9일

오랜 시간동안 수학자들이 풀어내지 못한 수학의 난제 중 하나로 리만 가설이 있다면, 물리학자들에게는 음펨바 효과(Mpemba effect)가 그것일 것이다.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을 동시에 얼리기 시작했을 때, 차가운 물이 빨리 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따 음펨바 효과로 부르게 되었으며, 이후 수많은 학자들이 그 이유를 밝히려 시도하였으나,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였다.




< 찬 물과 뜨거운 물의 냉각 속도를 비교한 그래프 >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음펨바는 이 현상의 최초 발견자가 아니며, 이 현상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극단적인 성질일수록 그 상반되는 성질을 더욱 강하게 하는" 안티페리스타시스(antiperistasis)라는 법칙을 주장하였으며, 그 예시로 불같이 화를 내던 사람이 더 빨리 차분해지는 것과 더불어 이 음펨바 효과를 들었다. 근대에 들어서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나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등이 이 현상을 기록한 바 있지만, 역시 적절한 설명은 내놓지 못했다.


이렇게 잠깐잠깐 언급되다가 잊히기를 반복하던 현상을 현대 물리학의 난제로 되살려 놓은 사람이 탄자니아의 에라스토 음펨바(Erasto Mpemba)이다. 음펨바는 그가 다니던 마감바 중학교에서 당시 3학년이던 1963년에 이 현상을 처음으로 목격하게 된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을 배우는 조리 수업 중에 우유와 설탕을 혼합한 용액을 얼리게 되었고, 냉장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그는 식히지도 않고 뜨거운 상태 그대로의 용액을 냉장고에 넣어 열렸다. 그런데 자신의 용액이 다른 학생들이 식히고 나서 넣은 용액보다 먼저 어는 것을 보고 의문을 품게 된다.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한 음펨바는 학교에 강연을 온 물리학자 데니스 오스본(Dr. Denis G. Osborne)에게 이에 대한 질문을 하는데, 교사와 친구들은 비웃었지만 오스본은 이를 직접 실험해보고 검증하여 1969년에 음펨바와 함께 논문을 발표하며 이 현상은 학계에 알려지게 된다.


음펨바의 발견 이후 음펨바 효과를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이론들이 등장했지만, 오래도록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지금껏 음펨바 효과를 설명하는 원리는 이랬다: ① 뜨거운 물은 찬물보다 더 빨리 증발하므로 얼려야 할 물의 부피가 감소한다. ② 찬물 위에는 서리층(frost layer)이 형성되어 단열효과를 발휘한다. ③ 물이 가열될 때 각종 용질(예: 이산화탄소)이 공기중으로 날아가, 물에 녹아 있는 용질의 농도가 달라진다. ④ 뜨거운 용기(container)는 냉장고와 열접촉(thermal contact)이 잘 되므로, 열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도한다. ⑤ 뜨거운 물은 신속히 증발하는데, 이것은 흡열과정이므로 물을 보다 빠르게 얼린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음펨바 효과는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어서, 때로는 찬물이 뜨거운 물보다 더 빨리 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제시된 여러 설명들은 모두 음펨바 효과의 일부에 기여를 할 수는 있겠지만, 현상의 주된 이유가 되기에는 타당하지 못했다. 따라서 뜨거운 물이 찬물보다 더 빨리 어는 이유는 정확히 입증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의 순장칭 교수와 장시 박사팀은 2013년 11월 발표한 논문에서 음펨바 현상의 원인을 수소 결합과 공유 결합의 상관관계에서 찾은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가 풀리게 된다.


하나의 물 분자는 산소 원자 하나와 두 개의 수소 원자가 공유결합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진다. 공유결합은 원자들이 전자를 공유하는 것으로, 이미 잘 이해되어 있다. 그런데 산소와 수소의 전기 음성도 차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산소가 공유하고 있는 전자를 수소보다 더 끌어 당기게 되고, 따라서 물 분자는 부분적으로 극(Polar)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만들어진 서로 다른 두 극은 다른 분자와 수소 결합이라는 분자 간 인력을 만들어낸다.




논문에 따르면, 저온에서는 물 분자들 사이의 수소 결합이 물 분자들을 끌어들이면서 물 분자 내부에 자연적인 척력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각각의 물 분자 내에 존재하는 산소 원자-수소 원자간 공유 결합의 길이가 길어지는데, 이를 위해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길어진 공유 결합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가져야하는 것. 하지만 고온에서는 물 분자들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수소 결합이 길어진다. 수소 결합의 방해가 사라졌으니 척력도 없어져 물 분자 내부의 산소 원자와 수소 원자 사이의 공유 결합 길이가 짧아지면서 결합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외하고 남는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유 결합이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냉각 과정과 동일하다는 것으로, 물은 특이하게도 가열하면 공유 결합 길이를 줄이면서 결합에 필요한 에너지만 남고 잉여 에너지를 내놓는다. 따라서 이러한 상태에서 뜨거운 물과 찬 물을 동시에 냉각하면 뜨거운 물은 잉여 에너지 양이 많아 냉각시 더 빠른 속도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각각의 물 초기 온도를 다르게 한 뒤 냉각시 에너지 방출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음펨바 효과를 입증했다. 순장칭 교수는 "물이 에너지를 방출하는 속도는 물이 지닌 초기 에너지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


작성자 : 한세동

<참고문헌>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s_pg.aspx?CNTN_CD=A0002378098&PAGE_CD=&CMPT_CD=

- https://en.wikipedia.org/wiki/Mpemba_effect

- http://www1.lsbu.ac.uk/water/mpemba_effect.html


조회수 1,644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