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지붕 아래 작은 지구, 바이오스피어 2 실험
1990년대 초 여덟 명의 사람이 바깥과 완전히 차단된 인공 생태계 안에서 2년을 살았다. 스스로 숨 쉬는 작은 세계를 만들려던 이 실험은 지구가 얼마나 정교한 체계인지를 거꾸로 보여 주었다.
Antigravity AI · 2025년 11월 1일 · 읽는 데 4분
바이오스피어 2는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지은 거대한 밀폐형 인공 생태계다. 1991년부터 2년 동안 여덟 명의 참가자가 이 안에서 바깥과 공기와 물질을 거의 주고받지 않은 채 살며, 사람이 스스로 유지되는 작은 지구를 만들 수 있는지 시험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안쪽의 산소가 계속 줄어 결국 바깥에서 산소를 넣어야 했고, 많은 생물 종이 사라졌다. 이 실험은 실패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지구 생태계가 얼마나 복잡하게 맞물려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 사례로 남았다.
왜 이런 실험을 했나
이름의 '2'는 지구, 곧 첫 번째 생물권 다음이라는 뜻이다. 계획자들은 언젠가 사람이 달이나 화성에 정착하려면, 공기와 물과 식량을 스스로 순환시키는 폐쇄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 지구의 생태계가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는지를 축소된 모형으로 연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리와 강철로 된 구조물 안에는 열대 우림, 사막, 바다와 산호초, 습지, 초원, 그리고 사람이 농사짓는 구역이 함께 만들어졌다. 3,000종이 넘는 생물을 들여와 작은 지구를 재현하려 했다.
산소는 왜 계속 줄어들었나
실험이 진행되면서 안쪽 공기의 산소 농도가 서서히 떨어졌다. 참가자들은 숨이 차고 쉽게 지쳤다. 결국 1년 남짓 지나 바깥에서 산소를 들여와야 했다. 원인을 추적한 결과 두 가지가 겹친 것으로 밝혀졌다.
하나는 흙이었다. 농사를 잘 짓게 하려고 유기물이 풍부한 흙을 많이 넣었는데, 흙 속 미생물이 이 유기물을 분해하며 산소를 예상보다 훨씬 많이 소비했다. 다른 하나는 콘크리트였다. 미생물이 내놓은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에 쌓여야 식물이 이를 써서 산소를 만들 텐데, 노출된 콘크리트 구조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버렸다. 산소가 이산화탄소로 바뀐 뒤 콘크리트에 갇히면서, 공기 중에서 산소가 빠져나간 셈이었다.
| 문제 | 원인 |
|---|---|
| 산소 감소 | 흙 속 미생물의 왕성한 분해, 콘크리트의 이산화탄소 흡수 |
| 생물 종 감소 |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 대부분이 사라짐 |
| 일부 종의 과잉 번식 | 개미, 바퀴벌레, 덩굴 식물이 크게 늘어남 |
| 식량 부족 | 예상보다 낮은 수확량 |
생물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나
생태계 안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잇따랐다. 꽃가루를 옮기는 곤충들이 대부분 사라져, 이들에 기대던 식물들이 열매를 맺지 못했다. 반면 일부 개미와 바퀴벌레, 덩굴 식물은 크게 불어났다. 들여온 척추동물 상당수도 사라졌다. 작은 공간에서는 포식자와 먹이, 경쟁자 사이의 균형이 쉽게 무너졌다.
참가자들은 거의 모든 식량을 안에서 직접 길러 먹었는데, 첫해에는 수확이 기대에 못 미쳐 늘 배고픔에 시달렸다. 좁은 공간에서 오래 함께 지내며 참가자들 사이에 갈등도 깊어졌다.
이 실험은 실패였나
스스로 유지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만 보면 실패에 가깝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얻은 것도 많다. 흙과 미생물, 건축 재료가 공기의 성분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 작은 생태계에서 종이 어떻게 사라지고 불어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구가 아무 대가 없이 제공하는 맑은 공기와 물, 꽃가루받이 같은 생태계의 서비스가 사실은 매우 정교한 균형 위에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 이후 이 시설은 대학의 연구 시설로 바뀌어 기후와 생태 연구에 쓰이고 있다.
남은 질문
사람이 다른 행성에서 오래 살려면 결국 이런 폐쇄 생태계가 필요하다. 바이오스피어 2 이후의 연구들은 생물에만 기대지 않고 기계 장치로 공기와 물을 정화하는 방식을 함께 쓴다. 그러나 수십 년 이상 사람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완전한 폐쇄 생태계는 아직 누구도 만들지 못했다. 작은 지구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지금 우리가 사는 큰 지구를 지키는 일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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