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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의 역사

파티장에서 누군가 나와서는 작은 봉지를 열어 하얀 가루를 와인잔 안에 털어넣는다. 그리고는 잔을 들어 옆 사람에게 건넨다. 우린 이런 장면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접했을 것이다. 이처럼 독극물은 우리에게 자주 보이는 소재이다. 그러나 우리는 독극물이 우리에게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어떤 독극물들이 있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부터 독극물의 역사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최초의 독극물

최초의 독극물은 연금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당시 연금술을 연구하는 자들은 금을 만들어내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였는데 당시 연금술사들은 수은이 금을 이루는 주된 성분이라고 믿었다. 지금이야 수은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시 사람들이 이를 알리 만무했다. 대표적인 예로 가장 위대한 과학자인 뉴턴 또한 연금술을 연구하며 많은 독성 원소들에 노출되었던 것이 사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그의 머리카락에서는 납, 비소, 안티모니 등이 다량 검출되었다고 한다.

독극물로 쓰이던 원소, 탈륨

탈륨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원소이다. 뒤에서 탈륨을 이용한 독살마의 이야기를 하기 전 탈륨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탈륨은 81번 원소로 독성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쥐약이나 살충제로 쓰이는 일이 잦았고 최근에 와서는 사람에게 먹이는 일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독성이 강하고 복용 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아서 독살을 할 때 독극물로 많이 사용되었다. 이어 말할 유명한 독살자 이외에도 탈륨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이를 이용해 독살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탈륨은 인체에 필요한 효소인 포타슘과 매우 흡사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 몸의 내부에 있는 포타슘을 통해 작용하는 효소들이 탈륨의 영향을 받아 활동이 저해된다. 대표적으로 소듐 포타슘 펌프에 포타슘 이온 대신 작용하게 된다. 원래 소듐 포타슘 펌프는 ATP를 가수분해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하는데 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탈륨을 다량 섭취하게 되면 손발의 신경이 마비되고 어눌해져 말을 더듬거나, 기력이 쇠약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머리가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영국의 찻잔 독살자

영국의 독살자 중 독살자의 전설로 불리는 사람이 한 사람 있다. 그의 이름은 그레이엄 영, 이명은 찻잔 독살자이다. 그에게 이런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바로 그의 독살 방식 때문이다. 그는 탈륨 화합물을 찻잔에 발라 동료에게 이 찻잔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독극물에 집착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국의 독살자 할리 크리픈을 우상으로 삼으며 자랄만큼 독극물에 집착했다. 그는 나이를 속여 독극물을 사 친구나 주변인에게 실험을 했다. 이때 그는 자신의 의붓어머니를 독살하게 되고 이를 학교 교사에게 들켜 정신병원에 수감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지식수준은 정신병원에 심어진 나무에서 독극물을 추출할 수 있을 수준이 되었고 그는 이를 통해 동료 수감자 1인을 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9년 뒤 이곳에서 나오게 되는데 이 때 그는 정신병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는 완벽히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나온 뒤 어떤 창고의 관리인으로서 취직하게 된다. 그 창고는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로 영국에서 탈륨을 합법적으로 사용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한 곳이었다. 카메라 렌즈에는 탈륨을 사용하는데 이때 쓰는 탈륨은 카메라 렌즈에 강하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탈류을 주된 독극물로 사용한 그가 이곳에 취직했다는 것은 우릴 묘하게 만든다. 그는 가면을 쓰고 회사를 다니며 그 누구도 그레이엄이 자신의 의붓어머니를 독살한 살인자일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취직을 하고 난 뒤에 동료들이 배탈이나 두통을 호소하는 일이 늘어났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를 ‘보빙던 배탈’이라 부르며 바이러스 감염이 이유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동료 8인 중 넷은 꾸준히 탈륨 화합물 중독 증세를 보였고 나머지 넷은 안티모니 중독 증세를 보였다. 그리고 이들 중 2인은 죽었다. 그러자 일부 회사 동료들이 평소 독물학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고 ‘보빙던 배탈’을 한 번도 앓지 않은 그레이엄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의 집을 수색한 끝에 탈륨과 안티모니 그리고 그의 독살일기가 발견되었다. 이렇게 그의 독살일기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쓰일 수 없었다.

그리고 1990년 그가 죽고 15년이 지난 2005년 일본의 한 여고생이 탈륨을 이용해 자신의 어머니에게 실험을 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이는 그레이엄 영을 보고 그를 따라하기 위해 일어났던 사건이며 이는 한 때 일본을 큰 충격에 빠트렸다.

우리나라의 독살자

우리나라에도 독살로 연쇄 살인을 일으킨 범죄자가 몇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김선자’이다. 그는 독극물로 청산염을 사용했으며 다양한 음료에 이를 타 권하는 방식으로 살인을 진행했다. 그는 도박으로 인해 많은 빚이 생겨 채권자들과 자신의 아버지, 여동생을 독살했다.

그는 도박을 즐겼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여러 사람들에게 빚을 지게 되었다. 먼저 그는 3명의 채무자에게 음료에 청산염을 타 독살하고자 했으나 한 명은 이를 의심하고 먹지 않은 끝에 살인미수로 끝나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와 여동생을 독살했는데 당시에는 자연사 처리되었다가, 시체를 부검해 나온 청산염과 그의 집에서 발견된 청산염 그리고 여러 정황증거를 통해 독살임이 밝혀졌다. 이후 그는 검찰에 기소되었고 사형을 구형 받았다. 그리고 9년 뒤 사형을 집행 당한다.

청산염? 청산가리!

앞서 ‘김선자’가 독살에 이용한 화학약품은 청산염이었다. 그렇다면 청산염은 무엇일까? 청산염은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일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면 모두가 아는 독극물이 된다. 바로 청산가리이다. 청산가리는 0.2g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독극물이며 물에 잘 녹아 독살 시에 자주 쓰이는 독극물 중 하나이다. 청산가리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하는 ATP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에 작용한다. 청산가리는 사이안화칼륨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몸에 들어와 사이안화 이온으로 나누어진다. 이 사이안화 이온이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계의 전자가 결합해야 할 부위에 결합하게 되면서 세포의 산소 호흡이 어려워지며 질식사하게 된다.

우리 주변의 독극물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독들이 숨어있다. 또 우리는 이를 즐기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 캡사이신, 카페인 등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알칼로이드라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알칼로이드란 자연적으로 존재하며 질소 원자를 가지는 화합물의 총칭이며 대부분 염기이지만 일부 중성이나 약산성을 띠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 생체에 독성을 띠는데 동시에 약리학적 효과를 띠어서 마취제, 흥분제 또는 진통제로도 쓰인다.

캡사이신은 방향족 화합물로 일부 식물에 존재하는 알칼로이드이다. 이는 원래 독으로 분류되며 매운맛을 즐기는 인간과 달리 다른 대부분의 동물들은 이를 피한다. 또한 인간의 경우도 이를 과다 섭취할 경우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과다한 캡사이신 섭취는 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캡사이신 섭취가 NK세포의 기능을 줄여 암 발생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또 캡사이신은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를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혈액의 pH 농도가 변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카페인 또한 알칼로이드라는 독성 물질의 일종이다. 이는 식물이나 동물로 인한 병충해를 막기 위한 기피 물질로 사용된다. 카페인에는 인간의 신경계에서 진정 작용을 방해하는 독성이 있는데 이로 인해 우리가 커피를 마시면 흥분을 일으켜 몸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위장 점막을 자극해 위염이나 식도염을 일으킨다. 또 카페인의 흥분 작용이 혈관을 수축해 혈압을 높이고, 아드레날린이나 당질코르티코이드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몸에 무리를 준다. 또 카페인은 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이 이를 섭취할 시 심각한 신경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키우는 개나 고양이에게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을 절대 주어서는 안 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종류의 과일에도 독들이 숨어있다. 여러 종류의 과일은 씨앗에 독을 가지고 있다. 사과, 체리, 살구, 매실, 복숭아 모두 씨앗 안에 청산배당체라는 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이를 많이 섭취할 일은 없을 것이지만 이를 섭취했을 시에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몸에 좋은 건강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 토마토의 경우 꼭지나 줄기에 글리코알칼로이드라는 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글리코알칼로이드는 앞서 말했던 글리코알칼로이드에 당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구조이다. 글리코알칼로이드는 덜익은 토마토의 과육에도 포함되어 있으니 꼭 잘 익은 토마토를 먹어야 한다. 또 이 글리코알칼로이드 중 한 종류가 감자에 나는 싹에 들어있는 성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솔라닌이다.


[그림 1] 드라마 '펜트하우스' 한 장면


[그림 2] 그레이엄 영

[그림 3] 청산가리
[그림 4] 캡사이신 화학 구조

[그림 5] 카페인 화학 구조

 

이경민 학생기자 | Chemistry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1

[2]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2

[3]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31)첫 여성 연쇄살인범 김선자 | 서울신문 (seoul.co.kr)

[4]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이미지 출처

[1] 나무위키:대문 - 나무위키 (namu.wiki)

[2] 네이버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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