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사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노입자에 빛을 약하게 쪼여줬을 때, 빛이 연쇄적으로 증폭되어 빛이 더욱 강하게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빛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가 열에너지로 소모된 뒤, 처음 흡수한 빛보다 작은 에너지가 방출되는 ‘하향변환’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란탄족 원소계열의 이온에서는 흡수한 빛보다도 더 큰 에너지의 빛을 방출하는 ‘상향변환’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상향변환 나노물질은 효율이 낮아 상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미국, 폴란드 과학자들이 ‘나노입자 광사태 현상(Photon Avalanche)’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눈사태가 아닌 광사태
광사태를 처음 들었을 때, 눈사태를 떠올린다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광사태라는 이름은 눈사태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눈사태(Avalanche)는 모두 알고 있듯이 쌓인 눈이 경사면을 따라 무너져 내리는 현상으로, 작은 눈덩이가 굴러가다가 거대한 눈사태가 만들어지게 된다. 빛이 증폭되어 방출되는 현상이 마치 눈이 갑자기 쏟아지는 눈사태처럼 생겼기에 ‘광사태(Photon Avalanche)’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기존보다 나은 광사태 나노입자의 효율
기존에 알려진 광사태 물질은 효율이 1% 이하로 매우 낮았다. 즉, 광자의 1%만 큰 에너지의 빛으로 증폭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에너지를 높일 수는 있지만 개수가 적어 활용이 어려웠던 것이다. 공동연구팀은 ‘툴륨(Tm)’이라는 원소가 독특한 원자 격자 구조를 가진 나노입자로 합성하여 사용했다. 연구팀은 광사태 나노입자의 효율을 비교하기 위해 툴륨을 여러 비율로 섞은 나노물질에 빛을 쪼여 실험했다. 그 결과 8%의 툴륨을 이용한 나노물질에서 최대 효율의 빛이 발산되었다. 공동연구팀이 네이쳐지에 개재한 논문인 ‘광사태 나노입자로부터의 거대 비선형 광학 반응 (Giant Nonlinear Optical Responses from Photon-Avalanching Nanoparticles)’에 따르면 광변환 효율을 40%까지 높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레이저 포인터 수준의 약한 세기의 빛을 광사태 나노입자에 쪼여줘도 매우 강한 세기의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빛으로 보기 힘든 매우 작은 25nm 크기의 물질을 높은 해상도로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광사태 연쇄증폭반응의 메커니즘
툴륨 이온의 농도가 8% 이상일 때, core-shell 광사태 나노입자의 광사태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터븀 이온(Yb3+)의 바닥 상태 광 흡수(GSA, Ground-State Absorption)로부터 에너지 전달이 이루어진다. 이후, 들뜬 상태 광 흡수(ESA, Excited State Absorption)가 일어나게 되고, 툴륨 이온-툴륨 이온 사이의 교차 안정화 과정이 이루어진다. 이후 들뜬 상태 광 흡수와 툴륨 이온-툴륨 이온 사이의 교차 안정화과정이 반복되면서 약 800nm 파장에서의 상향변환 광사태 방출이 나타나게 된다.

툴륨 이온의 4f12 오비탈 에너지 준위 그림을 통해 빛이 증폭되어 방출되는 현상을 더욱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 그림에서 나타내는 R1, R2는 바닥상태 광흡수율(ground state excitation rate)과 들뜬 상태 광흡수율(excited state excitation rate)을 나타낸다. 또한 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는 W2, W3는 3F4에너지 준위와 3H4에너지 준위로부터의 안정화 과정 후의 축적율을 나타내는 것이다.

여러 분야에 도입될 광사태 나노입자
광사태 현상을 발견하기 전에는 빛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분야가 많이 존재했다. 그러나 광사태 현상을 실제로 발견한 이후 발전이 생긴 분야들이 늘어났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빛을 활용하는 많은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 즉, 빛을 활용하는 산업과 기술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바이오 의료 기술, IoT, 태양전지, 신재생에너지 등의 미래 신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태양전지를 예시로 들자면, 기존 전지가 흡수하여 활용할 수 있는 빛의 영역보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더 긴 파장의 빛까지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넓은 영역의 파장을 이용하여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자세히 말하자면,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는 기존에 사용되는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좁은 파장대의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효율이 낮다. 그러나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저렴하고,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어 페로브스카이트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만약 광사태 나노입자를 사용한다면, 흡수하지 못하는 긴 파장의 빛인 근적외선을 흡수하여 짧은 파장대로 변환할 수 있어 더 큰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전지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도 광사태 나노입자가 활용될 방법이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윗부분에는 라이다의 광원이 약 900nm부터 1500nm까지의 근적외선 분야의 레이저를 멀리 쏴서, 장애물이나 사람, 차량을 감지하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검출기는 매우 비싸고 구하기 쉽지 않은 인듐, 갈륨, 비소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광사태 상향변환 나노입자에서처럼 긴 파장의 빛을 받아들여서 짧은 파장으로 바꾸어주는 소재를 함께 사용하게 된다면 레이더의 검출을 보다 용이하고 싼 값에 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작은 에너지의 적외선을 광원으로 사용하는 경우, 적외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지만, 빛이 측정하고자 하는 시료가 아닌 이물질에 잘 도달되지 않아 노이즈가 적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바이러스 진단 키트 등을 임신 진단 키트 형태로 하는 체외진단용 바이오메디컬 기술, 레이저 수술 장비와 내시경 등을 포함하는 광센서 응용기술, 항암 치료와 피부 미용 등에 사용되는 체내 삽입용 마이크로 레이저 기술 등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광사태 나노 입자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김지윤 학생기자│Chemistry & Biolog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terms.naver.com/
[2] Lee, Changhwan, et al. “Giant Nonlinear Optical Responses from Photon- Avalanching Nanoparticles.” Nature, vol. 589, no. 7841, 2021, pp. 230–235.
[3] https://www.hani.co.kr/
[4] https://www.korea.kr/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natureasia.com/
[2] https://www.ytn.co.kr/
[3] https://ko.wikipedia.org/
[4] Lee, Changhwan, et al. “Giant Nonlinear Optical Responses from Photon- Avalanching Nanoparticles.” Nature, vol. 589, no. 7841, 2021, pp. 230–235.
[5] https://www.industrynews.co.kr/
[6] http://www.monews.co.kr/
[7] https://www.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