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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똑같은 전기 회로? – “전자 뉴런 모델”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아직까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기관 중에는 ‘뇌’가 있습니다. 뇌는 그 ‘밝혀지지 않은 메커니즘”을 통해 기억을 저장하고 지식을 응용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합니다. 또 아직까지도 치매 등 신경과 관련된 질환의 명확한 이유를 규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이 메커니즘을 밝혀내고자 하는 시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예쁜꼬마선충(C. elegans)라는 생물은 신경 연결 구조가 굉장히 단순하여 신경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모든 뉴런 연결 구조가 밝혀졌고, 지금은 작은 미생물의 수준을 넘어 쥐 또는 인간 뇌의 신경망 구조를 밝혀내고 있습니다. 뇌의 비밀스런 메커니즘을 밝혀내려는 다른 시도로 뉴런 모방 공학(neuromorphic engineering)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뉴런과 동일한 역할을 하는 모델을 만들고 이를 실제 전기 회로로 옮기는 연구를 합니다. 만약 이것이 가능해지면 실제 뉴런 대신 전기 회로를 이용하여 연구할 수 있으므로 기존보다 훨씬 편한 뇌 연구 방법을 도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기사에서는 먼저 뉴런이 어떻게 신호를 만들고 저장하는지 살펴보고, 뉴런 모방 공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leaky integrate and fire 모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뉴런이 신호를 만들고 보내는 원리

가지돌기, 축삭돌기, 신경 말단 부분은 각각 신호 수용, 신호 전달, 신경전달물질 분비의 역할을 주로 수행합니다.

뉴런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먼저 뉴런에는 신경세포체가 있습니다. 뉴런 또한 신경계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이기 때문에 세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핵, 리보솜, 미토콘드리아 등이 있습니다. 신경세포체에는 긴 가지 한 개와 짧은 가지 여러 개가 있습니다. 이 짧은 가지들을 ‘가지돌기(dendrite)’라 부르고, 긴 가지를 ‘축삭돌기(axon)’이라고 합니다. 가지돌기에서는 이전 뉴런 또는 감각 기관으로부터 신호를 받고 뉴런 내에서 신호를 생성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다음으로 위에서 언급한 축삭돌기 부분이 있습니다. 축삭돌기는 가지돌기에서 만들어진 신호를 신경 말단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축삭돌기의 바깥을 둘러싸는 동그란 부분을 ‘말이집’이라고 하고, 이는 ‘슈반 세포’가 축삭돌기를 감싸면서 생기는 구조입니다. 축삭돌기의 바깥을 둘러싸는 말이집의 여부에 따라 ‘말이집 뉴런’과 ‘민말이집 뉴런’으로 구분하며, 일반적으로 축삭돌기의 두께가 같을 때 말이집 뉴런이 민말이집 뉴런에 비해 신호 전달 속도가 빠릅니다.


마지막으로 신경 말단 부분이 있습니다. 신경 말단부에서는 축삭돌기를 통해 전달받은 신호를 신경전달물질로 처리해 ‘시냅스’로 분비합니다. 이때 시냅스는 뉴런의 신경 말단 부분과 다음 뉴런의 가지돌기 사이의 약간 빈 공간을 말합니다. 시냅스에 신경전달물질에 있으면 다음 뉴런의 가지돌기에 있는 신경전달물질 수용체가 반응하여 다음 뉴런 내에 새로운 전기 신호를 생성합니다.


신경 세포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뉴런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신호를 만들지 않는 뉴런은 얼핏 보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궁수가 화살을 쏘기 전 활시위를 당기고 기다릴 때 많은 힘을 줘야하듯이, 수많은 물질들이 축삭돌기 안팎으로 이동하고, 뉴런은 내부가 항상 음전하를 띄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해야 합니다.


휴지 상태의 뉴런 내부의 칼륨(K+) 이온 농도가 외부보다 항상 높고, 나트륨(Na+) 이온 농도는 외부보다 항상 낮습니다. Na+-K+ 펌프는 물질이 고농도에서 저농도로 확산하려는 자연적인 흐름에 역행해야 하므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뉴런은 ‘활동 전위’라는 이름의 순간적인 전하 불균형으로 뉴런 내에서 신호를 만들고 전달합니다. 이 활동 전위를 만들기 위해서는 뉴런이 신호를 전달하고 있지 않을 때 항상 음전하를 띄고 있어야 합니다. 그림 가장 우측에 있는 Na+-K+펌프는 뉴런의 바깥에서 2개의 K+를 가져와 안으로 들여보내고 뉴런의 내부에서 3개의 Na+를 가져와 밖으로 내보내는 단백질입니다. 이 단백질이 작동할 때마다 2개의 (+)를 들여오고 3개의 (-)를 내보내기 때문에 뉴런 내부의 전하가 1 감소하는 효과를 내고, 그와 동시에 뉴런 내부의 K+ 농도를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펌프가 항상 작동하고 있기에 휴지 상태에서 -0.07V 정도의 전하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펌프는 칼륨을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수송하므로 능동수송하여 ATP, 즉 에너지를 소모해야 합니다.


가지돌기로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면 가지돌기는 이 신호를 인지하여 활동 전위를 만듭니다. 가지돌기에 있는 막 단백질은 평소에는 닫혀있지만, 신경전달물질이 감지되면 Na+ channel이라는 막 단백질을 열게 됩니다. 이 단백질은 세포 외부에 있는 Na+를 뉴런 내부로 들여오는 역할을 합니다. 뉴런 내부는 항상 음전하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양전하인 Na+가 유입되면 그 근처의 전위가 올라가고, 결국 양전하를 띄게 됩니다. 이 현상이 발생하면 바로 옆에 있는 K+ -channel이 한발짝 늦게 작동하여 세포 내부에 있는 K+를 밖으로 내보냅니다. 양전하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뉴런 내부는 다시 음전하가 되어 휴지 상태로 돌아갑니다. 이 양전하의 순간적인 발생을 ‘활동 전위’라고 부르게 됩니다. 활동 전위 발생 때 잠시 유입되었던 Na+는 뉴런의 축삭돌기를 따라 이동하게 되고, 이렇게 뉴런 내부에 형성된 양전하 때문에 축삭돌기에 있는 막단백질들이 가지돌기에서 일어났던 것과 비슷하게 신호를 신경말단까지 전달합니다. 신경 말단에 도착한 활동 전위를 받으면 신경전달물질을 시냅스로 퍼뜨리게 됩니다.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을 때 신호를 만들어 축삭돌기를 따라 전달하기 위해서는 특정 세기 이상의 자극을 가해줘야 합니다. 그 구체적인 세기는 뉴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처음 자극이 주어졌을 때 ‘역치’라는 막전위를 넘어야 합니다. 역치를 넘은 후에는 Na+가 다량으로 유입돼 활동 전위가 훨씬 높아지게 됩니다. 반면 역치를 넘지 못한 자극은 추가적인 Na+의 유입을 유발할 정도의 자극이 주어지지 않아 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활동 전위를 만들지 않으며 다시 휴지기 전위로 돌아오게 됩니다.


자극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 -70mV정도의 막전위를 띄고, 활동 전위가 생겼을 때 최대 +35mV의 전위를 가지게 됩니다. -70mV와 0mV 사이에 있는 점선은 역치를 의미하고, 이를 넘으면 활동 전위가 급격히 높아집니다.

오토 뢰비가 개구리 심장 실험을 통해 뉴런 간 화학적 의사소통 방식을 증명하였고, 최초로 밝혀낸 신경전달물질이 아세틸콜린이지만, 현재 밝혀진 신경전달물질들은 100종이 넘습니다. 그중 어떤 신경전달물질들은 다음 뉴런의 가지돌기에서 활동 전위의 발생을 촉진하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합니다. 글루탐산(glutamate)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Na+-channel을 여는 물질이므로 활동 전위의 발생을 촉진하지만, 감마 아미노뷰티르산(GABA)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Cl-을 들여보내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열어 음전하의 유입을 촉진합니다. 음전하가 많아지면 (+) 전위로부터 더 멀어지게 되므로 다음 뉴런에서의 활동 전위의 생성을 억제하므로 신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Leaky Integrate and Fire Model로 활동 전위 모방하기

이제 신경모방공학의 가장 기본적인 뉴런 모델인 leaky integrate and fire model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직역하자면 ‘누출형 적분 및 신호 방출 모델’이고, 저항에 의한 손실(누출)이 있을 때 시간에 따른 활동 전위의 세기를 나타내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은 뉴런 축삭돌기의 막은 축전기로 간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축전기는 평행한 두 판 등의 양단에 전압이 걸릴 때 한쪽에는 양전하, 한쪽에는 음전하를 띄는 판을 사용하여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입니다. 세포막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Na+-K+ 펌프의 활동에 의해 세포의 내부는 항상 음전하를 유지하기 때문에 세포의 내부와 닿아있는 세포막 부분을 음전하로 대전된 판, 세포 외부와 닿아있는 세포막 부분을 양전하로 대전된 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막을 구성하는 물질은 절연체이기 때문에 축전기가 갖춰야할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합니다.


Leaky integrate and fire model에서 사용되는 회로. 축전기는 세포막을 나타내고, 저항은 불완전한 절연체(세포막)에서 누출되는 전하를 나타냅니다.

이때 축삭돌기 내부에 I(t)만큼의 전류가 잠시 공급된 후 사라질 때 회로에 나타나는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위 그림의 회로는 사실 저항과 축전기의 병렬 연결입니다. 병렬 연결에서 전체 전류가 보존되므로 IR을 저항에 흐르는 전류, IC를 축전기에 흐르는 전류라 하면 다음 식이 성립합니다.



이때 저항의 양단에 걸리는 전압은 그림에서 u(t) – urest로 쓸 수 있으므로, 옴의 법칙에 의해 IR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축전기의 양단에 걸리는 전압을 u라고 하면 q = C v에서 IC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양변에 RC = τ를 곱해 식을 완성합니다.



이 모델 외에도 대부분의 RC 회로 (저항과 축전기가 직렬 또는 병렬로 연결된 회로)에서 저항과 축전 용량을 곱한 값을 ‘시간 상수’라 표현합니다. 실제로 계산을 통해 저항과 축전 용량의 곱은 시간을 나타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종 식에서 시간 상수와 du/dt, 즉 전압의 변화율이 반비례하므로 이 시간 상수가 클수록 막에서 전하의 유출이 느리게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뉴런에서 이 시간 상수는 대략 10ms정도입니다.


첫 두 자극은 역치를 넘기지 못해 신경에서 활동 전위가 생기지 않은 경우이고, 세번째 자극은 활동 전위가 형성되는 경우입니다. 비슷한 그림이 위에 있는 거 같은데요?

Leaky integrate and fire 모델은 상당히 단순화되어, 신경과학자들이 관찰한 많은 특징들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많은 특징들이 생략된 모델은 뉴런의 작동 원리를 고려하지도 못하고 신경망에서 신경세포 간 복잡한 연결 관계도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이 모델은 뉴런과 뉴런을 서로 연관 짓고 그 관계를 규명하는 데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어도 한 뉴런이 생성하는 활동 전위의 모양을 상당히 잘 구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신경모방공학의 한 모델인 leaky integrate and fire 모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신경모방공학에는 이외에도 Hodgkin-Huxley 모델을 비롯한 많은 것들이 있으나, 가장 단순하면서도 꽤 정확하게 뉴런의 활동 전위 스파이크 모양을 구현한다는 점, 구현이 쉽다는 점, 모델링이 편하다는 장점이 작용해 실제로 많이 쓰이는 모델입니다. 만약 뉴런을 완전히 모방할 수 있는 정교한 뉴런모방회로가 개발된다면 저희 뇌를 전기 회로로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민준 학생기자│Physics│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s://neuronaldynamics.epfl.ch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tudy.zum.com/book/11779

[2] Hoefnagels – Biology the Essentials, 3ed.

[3] https://neuronaldynamics.epfl.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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