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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스스로 변한다고?

'나이 들면 머리 굳어서 그려~' 이 대사는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명대사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능 또는 능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생각될 때 항상 이 대사를 내뱉곤 합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지능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몇몇 분들은 그렇다고 생각하실텐데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현대 뇌과학에 따르면 뇌는 불변의 존재가 아니라 가변적인 존재입니다. 지금부터 뇌에게 가변성을 부여하는 '신경 가소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신은 변할 수 있다
뇌의 미세구조를 밝혀낸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어릴 때 두뇌가 다 성장하며 나이가 들면 뇌는 더이상 변화하지 않고 퇴화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는 스페인의 신경해부학자인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의 영향이 지대했습니다. 카할은 1913년, 「신경계의 퇴행성 변화 및 재생」이란 책에서 '일단 발달을 마치고 나면 축삭돌기와 가지돌기의 생장원이 돌이킬 수 없이 말라버린다'는 문장을 통해 성인의 뇌에서 신경 경로는 완전히 고정되어 더는 변경할 수 없는 막다른 길이며 모든 것은 언젠가 죽고 아무것도 재생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 의견은 20세기 중반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이르러 나이에 관계없이 신경세포는 변화를 거듭한다는 의견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여러 차례 증명되었으나 살아있는 사람의 경험만큼 확실한 증거도 없을 것입니다.


런던의 택시기사가 되기 위해선 복잡한 지도를 모두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Charing Cross역을 중심으로 반경 10km 안 2만 6000개의 거리, 수천개의 관광명소, 음식점들을 외우고 두 지점을 연결하는 최단거리를 모두 암기해야합니다. 대개 3~4년에 걸쳐 시험을 준비하지만 절반은 탈락할 정도로 많은 것을 요구하는 시험입니다. 그렇다면 런던 택시기사의 뇌는 일반인과 차이점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2000년, UCL 연구팀은 런던 택시 기사의 해마 뒷부분 회색질의 밀도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마 뒷부분 회색질은 공간 탐색과 연관있다고 알려진 부분으로 택시 경력이 많으면 많을 수록 더 높은 밀도를 갖는 경향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택시 기사 시험을 준비하는 준비생들의 뇌를 수시로 촬영해 뇌의 변화를 관찰했을 때 자격증을 딴 사람들은 회색질 밀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으나 떨어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즉 기억훈련이 뇌의 해부학적 구조에 변화를 유도한 것입니다.


런던 택시 기사 자격 시험

이외에도 2004년, 독일 Regensburg 대학교의 Arne May 교수는 저글링 경험이 없는 건강한 성인 참가자 2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3개월간 저글링 연습을 시켜 최소 60초 동안 저글링을 할 수 있게 하였고 다른 그룹은 저글링 연습을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글링 연습 3개월 전후의 뇌를 촬영하여 뇌의 해부학적 구조 변화를 관찰했는데 그 결과 저글링을 연습한 그룹은 중간측두영역의 회백질 팽창이 관찰되었고 그렇지 않은 그룹은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저글링 연습을 한 그룹에게 3개월간 저글링을 더이상 하지 모하게 했더니 팽창했던 회백질이 다시 감소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뇌가 훈련을 통해 변화할 수 있으며 그 변화는 가역적임을 증명한 실험이었습니다.


저글링 연습을 한 그룹의 뇌 영상

이처럼 뇌는 경험을 통해 변화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경험을 하지 않으면 해당 기능이 퇴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뇌의 능력을 과학자들은 '신경 가소성'이라 부릅니다. 이제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는 표현보단 '경험하지 않으면 머리가 굳는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죠?


뇌손상 치료와 신경 가소성

과학자들은 뇌 손상의 치료법을 신경 가소성의 원리를 이용해 찾기에 나섰습니다. 뇌졸중 직후 마비되었던 기능 회복의 90% 이상은 3개월 이내에 일어납니다. 하지만 기능적인 회복(Functional recovery)은 재활치료를 통해 수년 후까지도 계속될 수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초기 회복은 국소적인 부종, 혈종의 개선, 혈액 순환의 개선, 뇌압의 정상화에 의한 것이며 기능적인 회복은 신경 가소성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재활치료에서의 약물치료는 신경 가소성을 촉진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GABA neurotransmitter 길항제나 Prazosin, Propranolol과 같은 아드레날린성 길항제와 Scopolamine과 같은 콜린성 길항제는 반복에 의한 운동 기능의 회복 가소성 변화를 방해하기 때문에 되도록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Dopamine이나 Amphetamine과 같이 신경 가소성을 촉진시킬 수 있는 약물을 주로 사용하는 재활치료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mphetamine의 경우 국내에선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신경 가소성을 촉진시키는 약물의 개발이 필요되고 있습니다. 이런 약물치료와 함께 행동치료를 시행함으로서 뇌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게 돕는 재활치료가 발전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와 신경 가소성

2016년, 잉글랜드의 명문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선 훈련이 끝난 뒤 'Neurotracker' 게임을 하는 선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는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의 Faubert 교수의 연구팀이 개발한 인지 훈련 게임으로 게임을 실행하면 화면에 8개 숫자가 적힌 공이 나타나고 잠시 후 숫자가 지워집니다. 그 후 빈공들이 화면을 돌아다니다 멈추면 특정 숫자가 적힌 공의 위치를 찾아내면 되는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왜 하는 것일까요? 현대축구가 발전함에 따라 전술이 더욱 조직화되어 30년 전 마라도나처럼 한 선수가 상대를 모두 제치고 골을 기록하는 장면은 드물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선수들은 상대 수비조직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 패스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보다 빠른 선수는 없고 사람은 못 지나가도 공은 지나갈 수 있는 틈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패스를 잘하기 위한 핵심적인 기술은 경기장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야는 타고나는 능력이라고 생각되왔고 지네딘 지단이나 피를로처럼 시야를 갖춘 선수들이 축구계를 호령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뇌과학의 신경 가소성 원리에 따르면 이런 능력은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시야를 기를 수 있는 인지 훈련 게임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입니다.


neurotracker를 이용한 훈련 모습

또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 이외에 부상당한 선수들의 재활 훈련에도 신경 가소성의 원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십자인대 파열이나 아킬레스건 파열처럼 심한 부상을 당한 선수들은 짧게는 6개월에서 심하면 1년 넘게까지 경기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경기 감각 저하, 기량 저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경 가소성 원리를 적용한 재활 훈련이 이러한 현상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인간의 뇌엔 mirror neuron system이 있습니다. mirror neuron은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있을 때 그 행동과 관련된 뇌 영역이 관찰자에게서 활성화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왼발을 다친 선수가 다른 사람이 왼발로 슈팅하는 영상을 본다고 생각해봅시다. 왼발을 다친 선수는 본인이 왼발을 쓰지 않았음에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mirror neuron system에 의해 왼발의 운동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이에 따라 감각이 저하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훈련방식은 오래전부터 image training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고 현대에 이르러서야 뇌의 신경 가소성 원리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원리가 밝혀졌습니다.


mirror neuron system

신경 가소성의 미래

21세기에 이르러서야 인류는 뇌가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뇌가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뇌가 변화하는 원리를 알게 되면 이 변화를 우리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뇌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되는 것으로 현재 뇌손상 치료, 스포츠 능력 향상 등에 이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유명한 말이 있죠, '세상을 바꾸러면 나 자신부터 바꾸어야 한다.' 이렇게 나 자신이 바뀌기 위해 우리의 행동, 경험을 바꾸어 우리의 뇌를 변화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요?



박형준 학생기자│Biology│지식더하기


참고자료

[1] http://cone.hanyang.ac.kr

[2] http://kr.brainworld.com

[3] https://www.e-acn.org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www.cognifit.com

[2] https://ko.wikipedia.org

[3] https://www.rif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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