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무기는 테러 범죄를 다루는 영화에서 클리셰 마냥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테러범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핵무기를 빌미로 우리의 주인공 측을 위기에 몰아넣죠. 게임에서도 핵폭탄은 단가가 비쌀 뿐 뻥뻥 날릴 수 있습니다. 핵무기가 무슨 옆집 개 이름도 아니고 이렇게 만들기 쉬운걸까요?
핵폭탄은 옆집 개 이름이 맞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핵폭탄은 만들기 쉬운 것이 맞습니다. 아니 적어도 비밀로 꽁꽁 싸여있는 무기는 아니에요. 통상적으로 정규 Ph.D 과정을 밟은 물리학 전공자라면 조건이 갖추어 졌을 때 경험이 없어도 고전적인 형태의 핵폭탄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지하실에서 핵폭탄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기술적인 측면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의 이동을 모두 추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명확히 하고 가도록 하죠. 핵무기와 핵폭탄의 차이는 뭘까요? 핵무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을 이용한 핵폭탄 말고도, 수소와 헬륨을 이용한 베릴륨과 리튬을 이용한 중성자탄 등 유의미한 방사선을 방출하는 무기들을 통틀어서 말합니다. 다른 무기들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핵폭탄은 만드는 방법들은 대중에게 많이 공개되었습니다. 공학적인 것 말고 과학적으로 어떤 원리인지는 우라늄 농축부터 모든 과정들이 조금만 검색해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 비밀을 조금 봐 보도록 할까요? 우선 핵폭탄의 원리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핵폭탄의 “핵”은 연쇄반응!

2차 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리틀 보이(16kt)는 투하 당시 세계 2차대전에 사용된 모든 폭탄의 폭발력을 합한 것(약3Mt)에 준하는 파괴력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리틀 보이 자체의 무게는 4.4톤으로, 폭탄 치고 무거웠지만 그 위력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가성비 좋은” 폭발력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비밀은 핵분열에 있습니다. 우리늄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은 중성자와 충돌할 때 가벼운 핵으로 갈라지면서 2~3개의 중성자를 추가로 방출합니다.

핵폭발에서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은 명확히 하나의 사이클로 좁혀지지 않습니다. 워낙 무거운 핵이고, 고에너지 상태이기 때문에 하나의 반응만 일어나지 않는 것이죠. 아무튼 이런 핵분열 과정은 개시(Initiation)를 위해 중성자 하나와 핵을 필요로 합니다. 이 둘이 충돌해서 두 세 가지의 가벼운 핵과 “하나 이상의 중성자”가 방출되게 됩니다. 그럼 하나의 중성자로 개시 된 이 반응은 순식간에 많은 수의 핵을 반응시킬 수 있습니다.
분열한 핵은 다른 핵과 중성자 외에 질량결손을 일으킵니다. 이렇게 생긴 질량결손은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그 유명한” E=mc2이라는 식을 통해 막대한 양의 에너지로 변환되게 됩니다. 직관적인 이해가 어렵기 때문에, 좀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우리에게 또 친숙한 핵융합 발전도 질량결손을 이용하는데요, 헬륨 원자핵은 4.0015amu의 질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헬륨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 두개와 중성자 두 개의 질량을 합하면 4.0319amu가 나옵니다. 핵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질량의 손실이 일어난 것이고, 이 것이 에너지로 변환됩니다. C는 광속인 3x108로, 아주 작은 질량도 E=mc2식에 의하면 에너지로 변환되었을 때 무지막지한 양의 에너지로 변환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일련의 과정으로 우라늄 덩어리들의 핵분열이 일어나고,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내뿜게 합니다. 단순한 열화학적 변화를 이용한 재래식 폭탄과 차원을 달리하는 폭발력은 여기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만드냐고!

우선은 잘 정제된 플루토늄-239, 혹은 우라늄-235 코어가 필요해요. 왜 꼭 이들이냐 하면, 다른 동위원소들은 중성자와 충돌해 더 이상 분열이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이와 같은 코어들은 eBay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뻥이에요! 물론 그렇지 않겠죠! 농축된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국제적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얻기 쉽지 않겠죠. 그럼 어떻게 농축 시키는지 그걸 좀 알아보도록 합시다. 일반적으로 원심분리나, 확산 등을 이용한 방법이 일반화학 교재들에 실려있습니다. 주제에 조금 벗어나니 여기서 다루진 않겠지만, 이 두 방법들은 동위원소들 간의 질량차를 이용해서 U-235만을 농축시키는 방법이에요. 실험적으로, 3.5톤 정도의 천연 우라늄(약 1% 정도의 U-235를 포함)을 사용하면 20kg 이상의 90%이상 농축 우라늄-235를 만드는데 30만초 정도가 소모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정도 우라늄이면 리틀보이와 비슷한 폭발력을 만드는 데 적합한 양입니다.
아무튼 어찌저찌 동위원소를 구했다고 해봅시다. 그럼 지금부터 뭘 해야 할까요?
핵폭탄을 만드는 두 가지 방법
핵폭탄을 만드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포신형과 내폭형인데요, 설명하기에 앞서 좀 알아둘 것이 있습니다. 임계질량이라는 개념입니다. 위에서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 연쇄반응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 연쇄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선 몇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중성자가 어디로 튈 지도 모르고 아무데나 핵 뭉쳐 놓는다고 핵분열이 잘 일어날 것 같진 않아요. 주변 온도, 방사성 동위원소의 순도 등에 영향도 받습니다. 이를 모두 고려해서 머리가 똑똑한 사람들은 “임계질량” 이라는, 주어진 환경에서 연쇄핵분열이 일어날 최소한의 질량을 말합니다.

자 그럼 이 개념을 안 상태에서, 포신형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리틀 보이가 이 구조를 채택하였는데요, 쉽게 말해 하나의 동위원소 덩어리로 다른 하나의 동위원소 덩어리를 빵! 쏴서 맞춰 반응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두 덩어리는 각각은 임계질량을 넘지 않지만, 합치면 입계질량을 넘기도록 계산되어 있습니다. 실제 폭발 과정에서는 재래식 폭약으로 총처럼 한 덩어리를 고속으로 쏘아 다른 하나와 만나서 핵분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방법은 굉장히 간단하고 준수한 폭발력을 얻을 수 있어 이후 많은 핵폭탄 설계의 기반이 됩니다.

다음은 내폭형 구조입니다. 플루토늄-239의 경우 다량의 불순물이 있었기에 포신형 설계에서 두 덩어리가 조립되기도 전에 자발 핵분열이 너무 많이 일어나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기술적으로 어렵지만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 내폭형 설계입니다. 내폭형 설계는 외부에서 아주 균일한 압력으로 폭발을 일으켜 코어를 압축해 개시를 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굉장히 기술적으로 문제가 많았지만 시대의 천재 폰 노이만의 주도하에 프린스턴 연구소에서 제작을 성공하게 됩니다.

핵폭탄의 구조가 실제로는 꽤나 만만하죠? 하지만 그 파괴력이 인류에게 가져다 준 피해는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사진은 원폭투하 이전과 이후의 나가사키 항공사진입니다. 수만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수백만을 방사능으로 괴롭혔습니다. 이 참담한 상황을 보고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If I had foreseen Hiroshima and Nagasaki, I would have torn up my formula in 1905
내가 만약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일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1905년에 적은 공식을 찢어버렸을 것이다.
-Albert Einstein-
참고자료
[1] https://www.youtube.com/watch?v=MRPeXLbU7LU
[2]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3&v=5iPH-br_eJQ&feature=emb_logo
첨부 이미지 출처
[1] https://gigazine.net/
[2] https://www.google.com/
[3] https://ko.wikipedia.org/
[4] https://en.wikipedia.org/
[5] https://www.quor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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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찬우
발행호│2020년 봄호
키워드│#핵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