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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에너지, 핵융합 발전

최종 수정일: 2023년 7월 9일

범세계적으로 여러 지구 환경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환경 이슈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감정에 호소하는 단편적인 환경 기사들 이외에도 통계와 현상에 관한 통찰을 통해 환경 이슈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내놓는 서적들을 보았을 것이다. 환경 관련 전문서적들은 일반적인 기사나 교육영상과는 사뭇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 에너지 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서적들은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에너지’는 사람들의 에너지 소비를 부추길 뿐,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일 수는 없다는 논리와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 가능성을 두고 신 에너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신 에너지 개발은 꼭 필요하다. 경제 발전은 화석연료 사용량 증가를 동반한다. 하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경제발전을 지속할 뿐더러,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전기에너지 소비량, 이동 수단 사용량 역시 감소하지 않는 추세이다. 따라서 화석연료 이외의 연료로의 에너지 생산 기술의 발전이 꼭 필요하다 할 수 있다.


화석연료 이외의 연료를 사용한 발전을 ‘대체 에너지’라고 부른다. 대부분 환경친화적인 에너지라 하면 ‘신재생에너지’를 떠올리지만 단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원자력, 핵융합의 핵에너지도 대체 에너지에 포함된다. 먼저, 신재생에너지란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대부분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고 연료가 무한한 에너지 등으로 정의된다. 신재생에너지에는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이 있다. ‘핵에너지’라는 이름은 작은 원자 단위의 물질을 조작해서 에너지를 얻는 방식 때문에 붙었다.


핵융합 발전과 원자력 발전 모두 질량-에너지 등가원리에 의한 질량 결손을 이용하는데, 원자력 발전은 원자핵을 분해하였다면 핵융합 발전은 반대로 원자핵을 합성하여 질량 결손을 만든다. 핵융합 발전은 자기장으로 수소, 헬륨 등의 원자핵이 전자와 분리되는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고 에너지를 주어 원자핵을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흔히 핵융합 발전을 기사 등 매체에서 표현할 때 ‘꿈의 에너지’로 표현하는데, 이는 핵융합 에너지의 같은 대체 에너지와 비교했을 때의 장점과 현재 확실치 못한 실현 가능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풍력 발전처럼 에너지 공급량이 일정하지 않으며, 태양광 발전의 경우는 넓은 부지가, 풍력 발전은 소음, 바다에 설치했을 때의 유지비가 많이 든다. 핵융합 발전은 이런 단점들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또한 같은 핵에너지인 원자력 발전과의 차이, 그로 인한 장점도 많다.


첫째, 핵융합 발전과 원자력 발전은 재료부터 다르다. 같은 원자들이 특정 때에는 합성, 특정 때에는 분열로 에너지를 생성하지는 않는다. 원자의 결합에너지는 철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핵반응을 해 에너지를 얻으려면 철보다 가벼운 원자들은 융합을 통해, 철보다 무거운 원자들은 분열을 통해야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핵융합 발전은 가벼운 원소, 수소와 헬륨을 사용하고 원자력 발전은 무거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사용한다. 이때 원자력 발전에서 핵반응으로 인해 나오는 처리가 어려운 고방사능 핵폐기물과 달리 핵융합 발전에서는 수소끼리, 또는 헬륨과 반응, 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이 나와 처리가 훨씬 쉽다. 세계적 이슈 중 하나인 온칼로 등으로 보아 현재 원자력 발전의 큰 문제 중 하나가 폐기물 처리인 만큼 핵융합의 처리가 쉬운 폐기물은 큰 장점이다.


둘째, 핵융합 발전은 원자력 발전과는 달리 위험하지 않다. 위험성은 원자력 발전의 또 다른 큰 문제이다. 핵분열 과정은 중성자가 연료에 충돌, 핵분열되며 새 중성자가 나와 다른 반응을 촉진하는, 한 반응이 다른 반응을 유도하는 ‘연쇄반응’이다. 이 때문에 핵반응을 멈추기 위해 제어장치가 필요하고 모종의 이유로 문제가 생긴다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처럼 연쇄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엄청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핵융합 발전에도 일종의 ‘연쇄반응’이 있다. 핵융합 발전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같은 양의 연료에서 7배 이상의 에너지를 낸다. 이 자체 에너지로 인해 핵융합 발전은 일정 이상의 에너지를 받아 반응이 시작되면 자발적으로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원자력 발전과는 달리 플라스마는 모종의 이유로 불안정해지면 핵융합로 면에 닿아 식게 되므로 반응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애초에 사고가 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하지만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주변에서 핵융합 발전소는 본 적이 없고, 영상매체들도 크게 주목하는 편이 아니다. 그 이유는 꽤 많은 사람이 핵융합 발전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 발전을 시킬 때 연료가 되는 원소들을 플라스마 상태로 만드는 이유는 원자핵이 융합할 때 (+)전하를 띠는 원자핵끼리의 반발력을 이겨내기 위함이다. 하지만 여기서 반발력을 이겨내기 위해선 1억 5000만 도 까지 온도를 높여야 하고 핵융합 발전으로 이익을 보기 위해선 이를 유지해야 한다. 연료를 플라스마로 만들지 않는 방식 역시 존재하지만, 이 또한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아직 과학자들은 핵융합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핵융합로의 종류는 그 핵융합 발전 방식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핵융합 연료를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지 않는 ‘관성 가둠’ 핵융합, 연료를 플라스마 형태로 자기장으로 가두어 반응시키는 ‘자장 가둠’ 핵융합으로 크게 두 가지이다.


관성 가둠 핵융합의 그림.

관성 가둠 핵융합은 반발력을 이겨내기 위해 온도를 높이는 대신 압력을 높여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캡슐에 연료를 담고 캡슐이 플라스마가 될 만큼의 큰 에너지를 주게 되면, 캡슐의 플라스마가 발산하는 방향과 반대로 힘이 작용하여 연료가 압축되게 된다. 여기서 연료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관성’이라 ‘관성 가둠’ 핵융합이라 부른다. 에너지는 레이저를 쏘는 방식으로 가하게 된다. 따라서 레이저의 세기, 효율 등이 중요한 문제이다.


현재 ‘관성 가둠’ 방식의 최전선은 미국의 연구소 NIF 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기를 가진 레이저를 보유 중이고, 여러 거울과 유리 등 광학 장치를 구비 중이다. 사용하는 네오디뮴 레이저는 적외선 영역의 빛을 내뿜는데, 플라스마를 투과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영역의 파장이 더 적합하다. 광학 장치는 여기서 레이저의 파장을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작년 8월, 미국의 NIF는 최초로 핵융합 발전을 사용해 에너지의 ‘손익 분기점’을 넘겼다. 즉 투입 에너지 대비 생산 에너지가 1배 이상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손익 분기점을 넘긴 실험임과 동시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미국의 NIF지만 여전히 상용화가 되려면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평가받으며, 현재 전 세계 공동연구중인 자장 가둠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계 역시 존재한다.


KSTAR에서 이뤄지는 플라스마 운전 시험을 가상으로 재현한 영상.

자장 가둠 핵융합은 도넛 모양의 핵융합로 ‘토카막’ 또는 ‘스텔러레이터’에 플라스마를 가둔다. 핵융합로 주변에는 초전도체, 코일 등이 자기장을 형성, 자기적 성질을 띠는 플라스마를 띄운다. 자기력이 작용하는 공간을 선으로 표현한 것이 ‘자기력선’인데 이 자기력선 사이의 거리가 일정해야 공간에 자기력이 균등하게 작용하여 플라스마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기력선은 중심에서 뒤틀린 원 모양으로 생겨나야 하고 이를 만들기 위해선 플라스마에 전류를 흘려줌과 동시에 원형 자석을 도넛 모양 핵융합로에 끼워야 한다.


대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 있는 핵융합 실증로 ‘KSTAR’.

자장 가둠 핵융합 방식은 핵융합을 연구하는 나라들이 주로 채택하는 방식이며, 핵융합 국제 프로젝트인 ‘ITER’와 우리나라의 핵융합 실험로인 ‘KSTAR’, 이외의 로봇팔을 사용하여 화제가 되는 영국의 ‘JET’ 모두 자장 가둠 핵융합 방식을 사용한다. 국제 프로젝트 ‘ITER’란 유럽 연합, 스위스, 영국,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 미국 그리고 한국이 참여하는 거대한 핵융합 프로젝트이다.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지어진 핵융합로 ‘ITER’는 세계 최대의 핵융합 실험로로 계획되고 있으며 현재 여러 참여국에서 부품을 조달 중이다. ‘ITER’는 전기를 실제로 생산하는 발전소가 아닌 실험 목적의 ‘실험로’이고 2025년에 운전 시작 예정이다. 이후 ‘DEMO’라는 핵융합로를 프로젝트 참여국이 각각 건설, 2040년대에 완공하고,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우리나라 역시 ‘ITER’ 개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수소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장시간 유지하고 핵융합 반응을 고온에서 지속적으로 일으키는 기술을 한국의 핵융합로 ‘KSTAR’로 실험한다. 최근 ‘KSTAR’는 1억 도의 플라스마를 30초동안 유지하고 최초로 초전도체를 사용하여 자기장을 생성하는 등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핵융합 발전에 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만큼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이 남아있다. 핵융합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손익 분기점을 넘겨야, 그러니까 사용하는 에너지, 돈보다 생성되는 에너지, 돈이 더 많아야 한다. 관성 가둠 핵융합 방식에서 사용되는 레이저는 전기에너지의 1% 정도가 빛 에너지로 변형되고, 이마저 광학 장치를 통과하며 또 손실이 생긴다. 하지만 2013년 NIF 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에너지보다 핵융합으로 생성된 에너지가 많은 반응을 일으키는데 성공했고, 손실을 막기 위해 자외선 영역 빛을 직접 이용하는 레이저도 개발 중이다. 자장 가둠 핵융합에서는 핵융합로 속 ‘플라스마 난류’라고 불리는 예측하기 어려운 플라스마의 이동 때문에 플라스마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핵융합의 원료는 앞서 말했듯이 수소와 헬륨인데, 핵융합 발전에서는 반응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중수소, 삼중수소 또는 헬륨-3 의 중성자의 개수가 다른 동위원소를 사용한다. 이 중 자연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 삼중수소와 헬륨-3을 얻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삼중수소는 원자력 발전의 폐기물로 나오고 있으며, 또한 리튬에 중성자를 튕겨서 만드는 방법이 핵융합로 면에 부딪히는 중성자를 이용할 수 있어 주목받는다. 헬륨-3은 태양빛을 받은 달의 면에 주로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핵융합 발전은 ‘꿈의 에너지’라고 불리듯이 에너지 생산과 환경에 큰 이점을 가질 수 있지만, 개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현재도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 여러 문제에도 해결 방법을 찾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가 ‘ITER’ 프로젝트로 인해 나라별 핵융합로에서의 실험으로 서로 협력, 개발에 힘쓰는 상황에 핵융합 발전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배준석 학생기자 | Physics | 지식더하기


참고자료

[2] 『NEWTON HIGHLIGHT 뉴턴 하이라이트 수소 에너지와 핵융합 에너지』

[3] 『핵융합』, 게리 맥크라켄


첨부 이미지 출처

[1] 한국 핵융합 에너지 연구원

[2] 한국 핵융합 에너지 연구원

[3] 조선일보


ⓒ KAIST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온라인 과학매거진 KOS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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