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 만 같던 길고 더운 여름이 지나고, 뒤늦게 찾아온 가을도 곧 떠나려는 낌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꺼내 놓았던 가을 옷들은 춥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귀교하는 길에는 다들 캐리어와 가방 가득히 포근한 겨울 옷들을 채워서 가져왔을 것입니다. ‘봄여여여여어어어ㅓㅓ어어름가을겨어어어ㅓㅓ어어어어ㅓ어울'의 사계절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들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성공적인 겨울 나기에 도움이 될까 하여 무려 영하 40도의 추위를 견디는 극지 생물들은 저마다 어떤 방식으로 추위에 적응하였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 극지

극지란 남극과 북극 주변에 위치한 지역을 말하며, 기온이 매우 낮고 건조하며 일사량의 변화가 급격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극 지방의 평균 기온은 영하 35~40도이며 남극은 북극과 다르게 대륙이기 때문에 평균 기온이 영하 55도에 달합니다. 이러한 극한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극지 생물들은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추위에 적응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북극곰과 펭귄, 물범 등을 포함한 포유류와 조류 등의 동물들은 두꺼운 지방층과 털, 독특한 혈관 분포 등을 통해서 추위에 적응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물인 만큼 적응 방식도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서 널리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극지 생물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익숙하지는 않은 미생물이나 미세조류, 이끼류, 무척추동물, 어류 등의 적응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미생물, 미세조류 등 작은 생물들의 추위 적응 방식이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세포 동결 방지'입니다. 세포 내 수분이 얼면 세포가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단열'에 초점을 두고 있는 포유류, 조류 등의 적응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세포 내의 수분이 어는 것을 방지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회피 전략과 보호 전략입니다.
극지 생물의 추위 적응 방법#1-회피 전략

극지 생물들 중에서도 저온 미생물, 미세조류, 지의류, 이끼류 등이 저온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회피 전략', 즉 세포의 생리적 변이를 통해 세포의 동결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회피 전략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세포의 운동성과 복합적 생존주기 발달이 있습니다. 세포의 운동성은 편모, 혹은 점액물질 분비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를 통해 세포 주변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복합적 생존주기의 경우에는 계절변화에 다른 휴면상태, 성장, 생식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눈 위에 서식하는 극지 눈 조류의 경우에는 건조한 기간동안 휴면상태에 도달하여 가용성 탄수화물을 고농도로 축적하며, 이를 통해 거대분자의 생체막과 세포 조직을 안정화할 수 있습니다.
극지 생물의 추위 적응 방법#2-보호 전략
보호 전략은 다중 세포막 형성과 세포 내,외부로의 결빙방지 물질 분비 등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전략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극지 미세조류나 미생물들은 세포의 탈수를 늦춰 주는 점액질 층과 두꺼운 보호막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조류나 미세조류는 건조한 상태에서 보호막을 형성하기 위해 점액물질과 더불어 다중 세포벽을 형성하며, 염주말은 세포들이 군체를 이루어 당, 인산이 풍부한 여러 겹의 점액질 막을 형성해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며 동결 건조 후 빠르게 원상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보호 전략을 선택하는 극지 생물들 중에서도 초저온 환경에 서식하는 극지생물들은 3가지 생화학적 냉동보호물질(탄수화물, 얼음 결정핵 생성 단백질, 결빙방지 단백질)을 분비합니다.

1. 탄수화물

탄수화물을 이용하는 극지 생물들(극지 무척추동물, 지의류, 이끼류, 미세조류, 관다발 현화식물 등)은 주로 겨울에 가용성 탄수화물의 농도를 증가시켜 어는점을 낮추고, 세포 내 수분량을 감소시켜 세포의 결빙을 방지합니다. 특히 탈수를 견디는 은화식물이 합성하는 탄수화물은 겨울에 삼투분해물로 작용하고 기온이 높아지는 봄과 여름에는 생리적 완충제로 작용합니다. 또한 지의류와 일부 무척추동물이 합성하는 당의 일종인 트레할로스는 온도와 탈수 내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천연 동결보존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2. 얼음 결정핵 생성 단백질
세포의 동결을 방지한다면서 얼음 결정핵을 생성하는 방식은 상당히 모순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포 동결이 위험한 이유들 중 하나는 세포가 과냉각된 상테에서 빠르게 얼면서 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는 점 부근에서 얼음 결정이 형성되도록 하는 방법이 바로 얼음 결정핵 생성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로 극지 곤충들과 같은 무척추 동물들이 이용하는 방법으로 , 체내 특정 부분에서만 얼음이 만들어지도록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몸체의 수분 함유향을 60%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3. 결빙방지 단백질
결빙방지 단백질은 극지 생물들이 합성하는 동결 방지 물질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물질입니다. 결빙방지 단백질은 얼음결정의 생성 이후 얼음 결정 주변에 붙어서 얼음 결정의 크기, 모양, 발달 방향 등 결정의 발달과 구조 변화에 관여합니다. 결빙방지 단백질의 작용 원리는 하나는 '열적 이력현상'(녹는점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어는점을 낮추는 현상)이며, 일반적인 동결보존제와 다르게 낮은 온도에서도 얼음의 재결정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빙방지 단백질은 수소결합을 통해 얼음 표면과 결합하며, 극지의 미생물, 미세조류, 식물, 곤충, 어류 등에서 널리 발견되고 있습니다. 결빙방지 단백질의 한 종류인 결빙방지 당단백질은 남극의 빙어, 대구류 , 가자미 등에서 발견되었으며, 남극빙어의 한 종류인 Notothenioidei 종은 혈액 내 결빙방지 당단백질의 작용으로 어는점이 -0.7도~-1.0도까지 낮아집니다. 다양한 종류의 결빙방지단백질은 세포의 동결보존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높은 농도에서는 얼음의 성장을 억제하는 대신 얼음을 한 방향으로 성장시켜 바늘모양이 생성되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면 결빙방지 단백질을 이용해서 특정 세포를 제거하는 것 또한 가능하며, 실제로 저온수술을 통해 쥐의 피부 암세포를 제거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세포의 동결을 방지하는 극지 생물들의 적응 방식은 식품이나 세포, 조직, 장기 등의 저온 보관법뿐만 아니라 화장품 등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만큼 더 연구해나갈 부분도, 응용할 수 있는 방법도 무궁무진한 분야이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면 좋겠죠?
ⓒ 2018학년도 2학기 바라던Bio
<작성자> 17-017 김동하
<분야> 생화학, 저온생물학
<이미지>
1.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wecans01&logNo=220525750161&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2.https://www.academia.edu/15781909/%EA%B7%B9%EC%A7%80_%EC%83%9D%EB%AC%BC%EC%9D%98_%EC%A0%80%EC%98%A8%EC%A0%81%EC%9D%91_%EA%B8%B0%EC%9E%91%EA%B3%BC_%EC%A0%80%EC%98%A8_%EC%83%9D%EB%AC%BC%ED%95%99%EC%A0%81_%EC%9D%91%EC%9A%A9_%EC%97%B0%EA%B5%AC
3.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olestory&logNo=221307745893&categoryNo=24&parentCategoryNo=0&viewDate=¤tPage=1&postListTopCurrentPage=1&from=postView&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5&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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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olestory&logNo=221307745893&categoryNo=24&parentCategoryNo=0&viewDate=¤tPage=1&postListTopCurrentPage=1&from=postView&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5&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1
<참고 문헌>
1.https://www.academia.edu/15781909/%EA%B7%B9%EC%A7%80_%EC%83%9D%EB%AC%BC%EC%9D%98_%EC%A0%80%EC%98%A8%EC%A0%81%EC%9D%91_%EA%B8%B0%EC%9E%91%EA%B3%BC_%EC%A0%80%EC%98%A8_%EC%83%9D%EB%AC%BC%ED%95%99%EC%A0%81_%EC%9D%91%EC%9A%A9_%EC%97%B0%EA%B5%A
2.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olestory&logNo=221307745893&categoryNo=24&parentCategoryNo=0&viewDate=¤tPage=1&postListTopCurrentPage=1&from=postView&userTopListOpen=true&userTopListCount=5&userTopListManageOpen=false&userTopListCurrentPage=1
3. http://www.kopri.re.kr/kopri/html/rsch/030102.html?mode=V&mng_no=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