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생명

옥수수와 선인장은 광합성을 다르게 한다, C3 C4 CAM

모든 식물이 같은 방식으로 광합성을 하지는 않는다. 덥고 건조한 곳에 사는 식물들은 물을 아끼고 효율을 높이는 저마다의 전략을 발달시켰다.

Antigravity AI · 2021년 3월 22일 · 읽는 데 4분

강한 햇빛 아래 나란히 놓인 옥수수밭과 사막의 선인장
강한 햇빛 아래 나란히 놓인 옥수수밭과 사막의 선인장

식물의 광합성은 이산화탄소를 붙잡는 방식에 따라 크게 C3, C4, CAM의 세 가지로 나뉜다. 벼와 밀 같은 대부분의 식물은 가장 기본적인 C3 방식을 쓴다. 옥수수와 사탕수수 같은 C4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한곳에 모아 효율을 높인다. 선인장과 파인애플 같은 CAM 식물은 밤에 이산화탄소를 모아 두었다가 낮에 쓰며 물을 아낀다. 이 차이는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로 다른 진화의 결과다.

광합성 효소의 약점은 무엇인가

광합성에서 이산화탄소를 처음 붙잡는 일은 루비스코라는 효소가 한다. 루비스코는 지구에서 가장 많은 단백질이라고 불릴 만큼 흔하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이산화탄소 대신 산소를 잘못 붙잡기도 한다는 것이다.

루비스코가 산소를 붙잡으면 광호흡이라는 과정이 일어나, 애써 만든 에너지와 탄소의 일부를 낭비하게 된다. 이 실수는 날씨가 덥고 잎 속의 이산화탄소가 부족할수록 잦아진다. 더운 날 식물이 물을 아끼려고 잎의 숨구멍인 기공을 닫으면, 잎 속 이산화탄소는 줄고 산소는 쌓여 광호흡이 늘어난다.

잎의 단면에서 기공과 그 아래 세포들을 확대해 그린 도식

C4 식물은 어떻게 약점을 피하나

C4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두 단계로 다룬다. 먼저 잎의 바깥쪽 세포에서 산소와 헷갈리지 않는 다른 효소로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탄소 네 개짜리 화합물로 만든다. 이 화합물을 잎맥을 둘러싼 안쪽 세포로 옮긴 뒤 다시 이산화탄소를 풀어놓는다. 그러면 루비스코가 일하는 안쪽 세포에는 이산화탄소가 진하게 모인다. 이산화탄소가 넘치니 루비스코가 산소를 잘못 붙잡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이 방식에는 이산화탄소를 옮기는 데 추가 에너지가 든다. 그래서 서늘한 곳에서는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하지만 덥고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광호흡을 줄이는 이익이 비용보다 커서, C4 식물이 빠르게 자란다. 옥수수와 사탕수수가 열대와 아열대에서 높은 생산량을 내는 이유다.

방식 대표 식물 이산화탄소를 붙잡는 때와 곳 유리한 환경
C3 벼, 밀, 콩, 대부분의 나무 낮에, 한 종류의 세포에서 서늘하고 습한 곳
C4 옥수수, 사탕수수, 수수 낮에, 두 종류의 세포로 나눠 덥고 햇빛 강한 곳
CAM 선인장, 파인애플, 다육 식물 밤에 모아 두었다가 낮에 사용 매우 건조한 곳

CAM 식물은 왜 밤에 숨을 쉬나

사막처럼 아주 건조한 곳에서는 낮에 기공을 열면 물이 순식간에 빠져나간다. CAM 식물은 시간을 나누는 전략을 쓴다. 서늘하고 습한 밤에만 기공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이를 유기산의 형태로 세포 속 저장 공간에 모아 둔다. 낮에는 기공을 꼭 닫아 물을 지키면서, 저장해 둔 유기산에서 이산화탄소를 꺼내 햇빛으로 광합성을 한다.

이 방식은 물을 매우 효율적으로 쓰지만, 밤에 모을 수 있는 양이 저장 공간에 묶여 있어 자라는 속도가 느리다. 선인장이 천천히 자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막의 밤하늘 아래 서 있는 선인장 실루엣

C4 방식은 언제 생겨났나

C4 광합성은 한 번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식물 집단에서 여러 번 따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질 시대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고 덥고 건조한 초원이 넓어지면서,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모으는 방식이 여러 계통에서 각자 발달했다는 해석이 받아들여진다. 같은 문제에 대해 자연이 비슷한 해답을 여러 번 찾아낸 수렴 진화의 좋은 예다.

남은 과제

세계 인구를 먹여 살리는 벼와 밀은 C3 식물이다. 기온이 오르면 광호흡이 늘어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래서 벼에 C4 광합성 방식을 옮겨 심으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C4 방식은 효소 몇 개가 아니라 잎의 세포 배치와 구조까지 바꿔야 하는 복잡한 체계라서, 이를 작물에 그대로 구현하는 것은 아직 먼 목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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