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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종교다!

9월 12 업데이트됨

과학과 종교는 당연히 다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요? 정말 과학과 종교는 다를까요? 공통점이 좀 있지 않나요? 과학과 종교가 같다고 생각해본 적 없나요? 혹시 현대 교육 시스템에 의해 세뇌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본 적 없나요? 글을 더 읽어내리기 전에 한 5초 정도만 생각해봅시다.

역사적으로도 과학은 종교가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과학과 종교는 별개의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학과 종교를 같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죠. 뭐 흔히들 “기독교인 자연계 교수”보면 신기해하는데, 과학과 종교가 기본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이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가지고도 해석하는 것이 다른데, 어떻게 둘이 모순 없이 공존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대부분 과학과 종교의 차이점을 물어보면, 현상의 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쉽게 말해 과학은 어떤 현상의 원인을 자연에서 찾고,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보류해두고 그것을 설명 가능한 모델이나 이론 등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반면 종교는 현상의 원인을 “신”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에서 찾는다는 것입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면 창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기독교를 예로 들자면,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7일 동안 세상을 만드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반면 과학계에서는 모든 것의 시초에 대한 연구를 하며 “빅뱅”이라는 하나의 이론을 내놓게 되지요. 빅뱅에서부터 모든 물질과 강력, 약력과 같은 기본 힘들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그럼 빅뱅은 대체 무엇인가?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 빅뱅은 어디서부터 왜 생겼는가? 같은 질문들은 아직 해명이 안 된 채로 물음표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론상으로 말고, 실험적인 측면으로 가도 비슷한 예시들을 몇가지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지구의 나이에 관한 것인데요, 실제로 창조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성경에 근거해 지구의 나이를 추정하곤 합니다. 성경엔 아담과 이브의 시대에부터 예수의 때에 이르기까지 족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럼 그들의 나이를 다 합하면 창세 이후 예수대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나오는 것이죠. 또한, 문헌 기록을 통해 예수의 출생년도를 알 수 있으므로 창세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을 계산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계산된 지구의 나이는 약 6000년 정도가 됩니다. 실제로 이것은 Young Earth Society 등지에서 공식적으로 신뢰받고 있는 나이입니다.

뷔퐁의 실험을 재현하는 과정

그럼 과학 세계를 볼까요? 르끌레르 드 뷔퐁이라는 사람은 기록상 최초로 지구의 나이를 계산하려했는데요, 쇠공과 용광로, 회중시계라는 간단한 재료를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잠깐 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공이 식는 현상은 공에서 주변의 공기로 열이 전달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럼 공의 표면적에 비례해서 공이 식는 속도가 빨라질 것입니다. 표면적은 반지름의 제곱에 비례합니다. 공이 가지고 있는 열을 보자면, 같은 온도면 공의 부피에 비례해 가지고 있는 열이 늘어납니다. 부피는 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합니다. 결론적으로, 공이 크면 클수록 식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쇠공 두 개를 자기고 가열한 후, 식는데까지 걸린 시간을 잰다면 비례식을 통해 크기를 모르는 공이 식는 데 얼마나 걸릴지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지구를 매우 큰 공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찬가지로 비례식을 이용해 식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뷔퐁은 약 7만년이라는 나이를 계산해냅니다. 자신이 실험적으로 관측 가능한 것에서부터 나이를 추론해 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왜 과학이 종교야?

위의 예시들을 봤을 때 왜 과학과 종교가 같다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그냥 명백히 달라 보이는데요. 하지만 “같다”라는 것이 모순 없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단적인 예시로,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같은 종교이지만 공존할 수 없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죠. 믿는 신이 다르니까요. 마찬가지로, 과학 또한 종교와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체계가 있기에 서로 다르다고 여기는 것은 아닐까요? 그럼 과학에서 종교와의 공통점을 찾아봅시다.

과학은 이래서 종교야!

뜬금없지만, 물의 특성은 뭐가 있을까요? 좀 더 엄밀히 가서, 물 분자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비선형 분자여서 극성을 띄고 있다. 많은 수의 용질을 용해시킬 수 있다. 수소결합으로 인해 고체상태에서 밀도가 더 낮다. 등의 특징을 배웁니다. 그렇다면, 물을 구성하는 수소와 산소 원자의 특성은 어떻게 될까요? 원자반지름, 전기음성도, 이온화에너지와 같은 것들이 있을 테지요.

...?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대체 물의 특성은 어떻게 수소와 산소로부터 기원한 것일까요? 왜 분자의 특성과 원자의 특성이 서로 연관관계가 크게 없을까요? 이것에 관한 내용은 양자역학 쪽을 살펴봐도 명확한 해석이 없습니다. 이것은 비단 원자와 분자뿐만이 아닙니다. 좀 더 가시적인 수준으로 올라오자면, 인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세포를 굉장히 많이 연구하였습니다. 세포만으로 부족해서 우리 몸이 어떻게 만들어지나를 연구한 끝에 DNA라는 유전물질을 발견하고, 단백질체라는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냅니다. 자 그럼, 세포에서 대체 어떻게 기관이 탄생하는 것일까요? 기관이 가지는 특징은 세포로부터 어떻게 기원하는 것일까요?

좀 어려운 용어를 쓰자면, 이렇게 더 작은 단위에서부터 더 큰 단위를 설명하려는 것을 “환원론”이라고 합니다. 과학에서 자주 하는 것이지요. 국가를 개인의 집합으로 보고, 개인은 여러 기관의 집합으로 보고, 기관은 세포들의 집합으로 보고, 세포는 원자의 집합, 원자는 기본입자의 집합 등으로 계속 더 작은 단위로 분해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 단위와 단위 사이가 어떻게 상관관계를 가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창조과학”과 유사해 보이지 않나요? 창조과학도 과학적인 면모를 많이 보입니다. 수학을 이용해 수면위에서 밸런스를 잘 잡을 수 있는 배의 형태를 구현해 노아의 방주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마냥 “신이 그랬습니다!”하진 않는다는 것이죠. 하지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르면 신의 존재를 이용합니다. 이 부분에서 과학과 종교가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이는 과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은 수많은 기본 공리와 법칙들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슈뢰딩거의 방정식은 유도 자체가 이루어진 적이 없지만 옳다고 생각하고 그 위에 양자역학이라는 거대한 학문을 쌓아 올렸습니다. 또한, 위의 예시처럼 알 수 없는(블랙박스화된) 부분들을 생략하고 연구를 이어나가기도 하지요. 이렇게 보면 과학도 논리와 진리를 추구하는 하나의 종교 단체처럼 보이지는 않나요?

마냥 그렇지는 않은 것 같은데...

물론 이 글만 보고 종교와 과학을 동일시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생물에서는 이렇게 작은 단위가 집합하여 더 큰 단위를 만들며 가지지 못했던 능력을 만들어내는 것을 “창발성”이라고 하는데요, 이 창발성에도 꽤나 엄격한 기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뭐 굳이 이 방면이 아니어도 과학은 여러모로 종교와 다르기도 합니다. 반증이 가능하단 점도 그 특징 중 하나일 수 있겠구요. 종교는 신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다만 과학의 종교와 엄연히 다르며 굉장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이다는 생각인, 스노비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지식을 추구할 때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는 아니겠지요. 또한, 이런 원초적인 의심이 꽤나 재미있는 결론을 만들어내기도 하기에, 한번쯤 의심하고 깊이 생각해볼만한 주제라 생각됩니다.


첨부 이미지 출처

[1] BBC Story of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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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찬우

발행호│2020년 여름호

키워드#환원주의 #종교 #창발성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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