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지구과학

강철로 만든 배가 물에 뜨는 이유, 부력의 원리

무거운 쇳덩이는 가라앉는데 수십만 톤의 강철 배는 떠 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서 잠수함과 열기구까지, 부력이 무엇을 결정하는지 차근차근 따져 본다.

편집부 · 2026년 10월 13일 · 읽는 데 4분

잔잔한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강철 화물선
잔잔한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한 강철 화물선

부력은 물이나 공기 같은 유체 속에 잠긴 물체를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이다. 그 크기는 물체가 밀어낸 유체의 무게와 같은데, 이를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라고 한다. 물체의 무게가 부력보다 크면 가라앉고, 작으면 떠오르며, 같으면 그 자리에 머문다. 강철이 물보다 약 8배 무거운데도 강철 배가 뜨는 것은, 배의 모양이 강철 자체의 부피보다 훨씬 많은 물을 밀어내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부력은 어디서 생기나

물속에서는 깊이 들어갈수록 압력이 커진다. 물 위에 쌓인 물의 무게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물속에 상자 하나를 넣으면 상자의 윗면보다 아랫면이 더 깊은 곳에 있으므로, 아랫면을 밀어 올리는 압력이 윗면을 누르는 압력보다 크다. 옆면에 작용하는 압력은 양쪽이 서로 상쇄된다. 결국 아래에서 위로 미는 힘이 남는데, 이것이 부력이다.

이 차이를 계산해 보면, 부력의 크기는 상자가 차지한 공간만큼의 물이 가진 무게와 정확히 같아진다. 그래서 부력은 물체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와는 상관없이, 물속에 잠긴 부피와 유체의 밀도로만 정해진다. 같은 크기라면 쇠공이든 나무공이든 완전히 잠겼을 때 받는 부력은 똑같다. 다른 것은 각자의 무게뿐이다.

물이 가득 찬 수조에 물체를 넣어 넘치는 물을 받는 실험

쇳덩이는 가라앉고 배는 뜨는 이유

쇳덩이를 물에 넣으면 쇳덩이 부피만큼의 물을 밀어낸다. 이 물의 무게는 쇳덩이 무게의 약 8분의 1에 불과해 부력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가라앉는다. 그런데 같은 양의 쇠를 얇게 펴서 속이 빈 그릇 모양으로 만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릇이 물에 잠기는 부분에는 쇠뿐 아니라 그 안의 빈 공간도 포함된다. 쇠 자체의 부피는 그대로지만, 밀어내는 물의 부피는 훨씬 커진다.

배는 물에 잠긴 부분이 밀어낸 물의 무게가 배 전체 무게와 같아지는 깊이까지 내려가서 멈춘다. 짐을 실어 배가 무거워지면 더 깊이 잠겨 더 많은 물을 밀어내고, 다시 균형을 찾는다. 그래서 화물선 옆면에는 짐을 얼마나 실어도 되는지 알려 주는 흘수선 표시가 있다. 바닷물은 민물보다 밀도가 커서 같은 배라도 바다에서는 덜 잠기고 강에서는 더 잠긴다.

상황 무게와 부력 결과
쇳덩이를 물에 넣음 무게 > 최대 부력 가라앉음
같은 쇠로 만든 그릇 무게 = 잠긴 부분의 부력 뜸
짐을 더 실은 배 더 잠겨서 부력이 늘어남 더 깊이 잠긴 채 뜸

잠수함은 어떻게 뜨고 가라앉나

잠수함은 부력과 무게의 균형을 스스로 바꿔 깊이를 조절한다. 선체에는 밸러스트 탱크라는 큰 물탱크가 있다. 가라앉고 싶을 때는 탱크에 바닷물을 채워 잠수함을 무겁게 만들고, 떠오를 때는 압축 공기로 물을 밀어내 가볍게 만든다. 잠수함 전체의 부피는 거의 그대로지만 무게가 바뀌면서 부력과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이다.

물고기도 비슷한 장치를 몸속에 가지고 있다. 많은 물고기는 부레라는 공기 주머니의 공기 양을 조절해, 힘들게 지느러미를 움직이지 않고도 원하는 깊이에 떠 있을 수 있다. 스쿠버 다이버가 입는 부력 조절 장치도 조끼 안의 공기를 넣고 빼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물속에서 부력 조절 장치를 입고 떠 있는 다이버

공기 속에서도 부력은 작용한다

부력은 물에서만 생기는 힘이 아니다. 공기도 유체라서, 공기 속의 모든 물체는 자신이 밀어낸 공기의 무게만큼 위로 밀린다. 대부분의 물체는 공기보다 훨씬 무거워서 이 힘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헬륨 풍선이 떠오르는 것은 헬륨이 공기보다 훨씬 가벼워, 풍선이 밀어낸 공기의 무게가 풍선 전체 무게보다 크기 때문이다.

열기구는 공기를 데워 부력을 얻는다. 기체는 데워지면 팽창해 같은 부피 안에 든 양이 줄어들고 가벼워진다. 풍선 안의 공기를 버너로 데우면 바깥의 차가운 공기보다 가벼워져 열기구 전체가 떠오른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떠올렸다고 전해지는 이 원리는, 배와 잠수함과 비행선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 동안 쓰여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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